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한국시리즈 5차전 선발투수 구창모는 4일 휴식 후 다시 등판했음에도 2차전 때 이상으로 구위가 강력했다. 특히 최고 시속 146km를 기록한 직구가 지난 경기 때보다 더 좋아진 느낌이었다.
구창모는 2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시즌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회까지 두산 타선을 무득점으로 틀어막았다. 경기 초반에는 주로 직구 위주로 승부했고 중반 이후 변화구를 많이 섞어 상대 타자에 혼선을 줬다.
구창모가 2회와 3회 득점권 위기를 넘기는 과정에서 오재일, 김재환 등 두산 거포들에 맞서 직구로 힘 싸움을 펼쳤다. 타격 감각이 떨어져 있는 상대에게 맞춤형 볼 배합이었다.
5회초 2사 2루 위기에서는 정수빈을 상대로 직구를 숨기고 슬라이더 위주로 승부했다. 6구째 선택한 커브에 정수빈이 반응했지만 2루 앞 약한 타구가 나왔고 구창모는 그렇게 또 위기를 넘겼다.
3회까지 전체 구종 중 직구 비율이 60.5%로 높았지만 4회 이후에는 48.6%로 뚝 떨어졌다.
이동욱 NC 감독은 경기 후 "구창모가 오늘 초반에는 빠른 공을 많이 사용했다. 먼저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간 게 좋았다. 후반에는 변화구를 섞어 가면서 타자들을 상대했다. 포수 양의지가 그런 볼 배합을 정말 잘해줬다"고 밝혔다.
반면, 김태형 두산 감독은 패턴 변화와 관련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태형 감독은 6회말 양의지에게 투런포를 허용한 크리스 플렉센에 대해 "투수가 힘이 빠졌다기보다는 수 싸움에서, 한번 돌아가도 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 다른 패턴 변화가 나왔어야 했는데 상대가 그걸 안 놓치고 잘 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을을 지배한 크리스 플렉센의 구위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정공법으로 승부를 했지만 타격 감각이 좋고 영리한 NC 타선이 결국에는 적응을 해냈다는 풀이다.
수 싸움과 과감한 볼 배합 변화는 단기전에서 무척 중요하다. 양팀의 희비는 여기서 엇갈렸다. NC는 두산을 5대0으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앞서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