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의료계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임신 중 술 마신 여성 13명 중 1명은 선천성 증후군인 '태아알코올증후군'(FAS)을 가진 자녀를 출산한다.
FAS의 주요 증상으로는 지능지수(IQ) 70 이하 등 지적 장애, 소뇌증을 비롯한 신체적 기형, 저체중, 짧은 안검열 등 특징적인 얼굴이 있다.
FAS는 매년 전 세계 63만명의 신생아에게서 발생할 정도로 빈번한 선천성 증후군이다.
FAS를 갖고 태어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사망률도 높다.
이대목동병원 태아알코올증후군 예방연구소 오소연 박사팀이 2003∼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에 등록된 110만9천938건의 출산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FAS를 가진 태아 집단의 사망률이 통제 집단 사망률의 2.65배에 달했다.
분석 결과는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FAS 발생집단' 3천103명과 무작위로 추출한 '통제집단' 1만5천515명의 입원율과 사망률을 11년간 추적 분석했다.
그 결과 FAS 발생집단의 입원율과 사망률은 각각 27.5%, 12.5%였다. 통제집단에서는 그 비율이 10.8%, 4.7%에 그쳤다.
의료계는 FAS가 태아의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지만, 산모가 술만 마시지 않는다면 100%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출산을 계획하는 여성들의 음주 자제를 강력히 권고한다.
'날트렉손' 등 알코올 의존성 치료에 쓰이는 약물은 임부에게 투여할 경우 오히려 기형아 출산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임신에 앞서 알코올 의존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소연 박사는 "자신의 의지에 반해 음주를 멈추지 못하는 알코올 사용 장애 여성이 국내에서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임신부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정책적으로 지원해 FAS의 종식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