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가덕도 신공항과 경제 3법 처리 등 각종 현안에서도 여야가 맞붙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연내 공수처 출범 계획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18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합의가 무산된 이후 법 개정을 통해 야권의 비토권을 무력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의결 정족수를 3분의 2로 완화하거나 일정 시한이 경과될 경우 국회의장이 학계 인사를 지명하는 방식 등 개정안을 검토 중이다.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제 비토권 때문에 맘대로 되지 않으니 법을 바꾸어 공수처로 가는 길에 레드카펫까지 깐다고 한다"며 "이제 판을 엎겠다면 국민의힘은 있는 힘을 다해 총력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 보이콧으로 남은 정기국회 일정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논평에서 "권력형 부정부패를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면 공수처 출범을 방해할 이유가 없다"며 "주 원내대표가 품격이 떨어지는 언어로 정쟁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25일 법사위 법안소위 의결 후 다음달 2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삼고 있다. 다음달 3일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이 마무리되고 문재인 대통령 지명을 거쳐 20일 이내 인사청문회를 개최하면 연내 출범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오는 23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공수처 출범 등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산시장 보궐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도 여야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의원들 간 균열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은 야당에 당론 정리를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해공항 백지화 결정에 'TK와 PK의 갈라치기'라고 말해 원색적인 지역주의를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했고, 양향자 최고위원도 "가덕도 신공항 앞에서 국민의힘이 반으로 쪼개졌다. 학교 학생회의 정치력도 이보다는 낫다"고 지적했다.
PK 지역구인 한 초선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부산 시민들의 여론을 보면 어쩔수 없이 가덕도 신공항으로 가야 한다"며 "TK, PK 중진들이라도 만나서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TK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4월 보궐까진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는데 부산 지역 의원들이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며 "숨을 고르면서 사안을 좀 합리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1대 국회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일명 공정경제3법 등은 양당 지도부는 일단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각 당 내부의 세부 이견 조율을 이유로 지연되고 있다. 민주당은 중대재법을 사실상 당론이라고 했지만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복 부분은 상임위에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줄곧 긍정적 입장을 보여온 경제 3법과 관련해 여전히 뚜렷한 당론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배 대변인은 "그동안 정책 의총을 제대로 열지 못했다"며 "조만간 당론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