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 "김하늘·아이유 누나에게 설렘 포인트 배웠죠"

[노컷 인터뷰 ①]데뷔 2년 만에 주연 발돋움…'초고속' 성장 비결은
'열심'과 '몰입'만이 이도현이 내린 답…"나는 '재능 없는 노력파'"
"예능은 부담감 크고 어려워…자연스러운 일상 보여주고파"

배우 이도현. (사진=위에화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도현' 하면 제일 듣고 싶은 말이요? 이도현 '걔 좋지'. 이 한 마디면 될 것 같아요."

작은 아역부터 시작했지만 그 결과는 창대했다. 불과 데뷔 2년 만에 이도현이 이뤄낸 성과는 만만치 않다. 2017년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정경호의 아역으로 데뷔해 2020년 JTBC 드라마 '18 어게인' 고우영 역까지. 2021년에도 이도현은 또 다른 주연작으로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KBS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 - 스카우팅 리포트'까지 포함해 이도현은 '슬기로운 감빵생활'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호텔 델루나' '18 어게인' 등 총 6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이 중 조연작은 4편, 주연작은 단막극 하나에 장편으로는 '18 어게인'이 처음이다. 결국 4편의 조연 출연만으로 주연에 발돋움할만한 인상을 남겼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18 어게인' 하병훈 PD는 '호텔 델루나'에서 아이유의 첫사랑 고청명 역으로 열연한 이도현을 보고 주인공으로 낙점했다. 남자다우면서 매력적인 저음의 목소리가 큰 점수를 얻었다. 그 때부터 이도현에게는 18세 고등학생 안에 30대 후반 '아저씨' 자아를 담아 연기해야 하는 과제가 닥쳤다.

"감독님이 처음부터 어려운 연기고 힘들다고 얘기하셨었어요. 사실 남편 연기는 저도 사랑을 해봤으니까 그런 부분을 극대화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부성애 연기는 정말 힘들었어요. 감독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제가 키우고 있는 강아지를 떠나 보냈다고 생각해 보라고. 자식이 아플 때는 그 고통의 100배를 느낀다고요. 그렇게 대입시키면서 연기를 했는데 아무래도 한계에 부딪혀서 실제 가족들을 대입해서 연기했고, 아예 평상시에 고우영으로 살았어요. 자녀 역 배우들에게는 잔소리 많이 하려고 하고, 김하늘 선배님은 아내처럼 보려고 했죠."

배우 이도현. (사진=위에화 엔터테인먼트 제공)
극 중 아내인 정다정 역의 김하늘과 그리는 러브씬은 방송 때마다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실제 이도현과 김하늘은 17살 나이 차이가 나지만 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케미'를 자랑했다. '호텔 델루나' 아이유와도 그랬지만 연상 배우들과 어색하지 않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애초에 '어색해 보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제가 남편 역할을 잘 소화하면 시청자들도 납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대선배님이고, 제게는 TV에서만 뵙던 분이랑 같이 연기를 한 건 정말 큰 영광이죠. 처음엔 떨려서 연기 준비를 엄청 많이 했는데 제가 먼저 하지 않아도 알아서 누나가 주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고 되게 편했어요. 아이유 누나한테도 정말 많이 배웠어요. 두 분이 비슷했던 게 여자 입장에서 '이렇게 하면 더 설렌다'고 알려주시더라고요. 그런 코멘터리가 저와는 또 다른 관점이라 도움이 많이 됐어요."

배우라면 누구나 그렇지만 이도현 역시 자신의 연기를 두 눈 뜨고 보기 힘들어하는 성격이다. 예전에는 너무 아쉽고 못할 게 뻔해서 '본방송'조차도 보지 않았다고. 그러나 점점 두려움에 성장의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괴로워도 모니터링에 임하고 있다. 연기에 있어서 이도현은 스스로를 '재능 없는 노력파'로 평가한다.

"데뷔 때는 궁금증에 봤는데, 아쉽고 못할 게 보이니까 화만 날 것 같더라고요. 감독님은 '오케이' 사인을 했으니 전적으로 반응은 시청자분들께 맡기자는 생각에 안봤어요. 그런데 이게 안보니까 안되겠더라고요. 뭘 잘못했는지 '캐치'가 안되니까 어느 순간부터 연기가 똑같은 거예요. 사실 일종의 '자학'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내가 보는 이 영상이 다음엔 조금이라도 바뀌길 바라면서 보는 거죠. 많은 배우 유형이 있는데 전 재능이 없는 노력파랄까. 원래 학교에서도 열심히 하는 애 중 한명이긴 했고,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데 그게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배우 이도현. (사진=위에화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년에는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된다. 이미 촬영을 끝낸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에서는 파격적인 변신이 예정돼 있다. 검토 중인 KBS 드라마 '오월의 청춘'도 만약 출연이 확정된다면 5월 광주의 청춘을 보여주게 된다. 이제 막 주연급 배우로 첫 발을 내딛은만큼 하고 싶은 역할도 많다.

"'스위트홈'은 안경도 쓰고 아마 전혀 다른 이미지로 나올 것 같아요. 조금 이중적인 캐릭터라 많이 반응이 갈릴 것 같은데 그런 반응이 나와야 성공한 거라고 봐요. '오월의 청춘'은 만약 확정이 된다면 미친듯이 광주에서 살겠죠? (웃음) 악역도 언젠가 해보고 싶고, 드라마 '아이리스'를 정말 재미있게 봐서 그냥 잔인한 액션이 아니라 제대로 된 누아르 액션 장르를 소화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액션도 기가 막히게 하고, 아픔과 사랑도 있는 그런 캐릭터요."

다소 차분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예능감은 상당하다. SBS '런닝맨' 출연 당시에는 '순수 열정맨'으로 실시간 검색어를 휩쓸었고 JTBC '아는 형님'에서도 '싹쓰리' 무대로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예능이 '쥐약'이라고.

"제가 칭찬 받기를 어려워 하는 스타일이라 예능이 어렵더라고요. '아는 형님'에서도 사실 선배님들이 분위기 잘 만들어주시고, 제 말을 잘 잡아서 소재로 만들어주시니까 살아난거지 그냥 의식의 흐름으로 즐기다 왔어요. 웃기는 재미있게 웃었는데 어느 타이밍에 끼어들어야 재미가 있을지, 잘 살릴 수 있을지 그런 부담감이 컸거든요. 어렵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구보다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해요. 촬영 모습과 일상에서의 제 모습이 차이가 크기 때문에…. 평소엔 정말 자연스럽게 살아요. 보통 추리닝 차림에 맨발로 다니는 거 좋아하고, 진짜 어디 중요한 날 슬랙스나 청바지 입는 정도? 색다른 모습이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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