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솔로 첫발' 다혜가 보고 보람을 느낀 댓글

[노컷 인터뷰] 엄정화 '포이즌' 리메이크-신곡 '나쁜 피' 내며 솔로 데뷔한 다혜 ①
2013년 데뷔한 걸그룹 베스티 출신, 약 5년 만에 본업 재개… 신나는 마음으로 임해
원곡자 엄정화 만나 "차근차근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빛을 발할 거야" 조언 들어
'나쁜 피' 처음 듣고 어떤 걸 표현할지 여러 가지 아이디어 떠올라
그룹 생활 중에는 래퍼로 활동했지만 늘 보컬 욕심 있어, 스스로 연구하기도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가수 다혜를 만났다. (사진=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렸을 때부터 가수 엄정화를 동경했다. 운 좋게 엄정화의 메가 히트곡 '포이즌'을 리메이크하게 됐다. 어떤 걸 해도 원곡을 넘기기 어렵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고, 어차피 원곡 가수를 완벽하게 따라 할 순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르게 가기'로 했다. '포이즌'을 작곡한 주영훈은 다혜를 위해 라틴풍으로 편곡했고, 여기에 다혜의 소울풀한 느낌이 더해져 '포이즌'은 새 옷을 입었다.

워낙 큰 사랑을 받은 노래여서, 명곡에 혹여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과 부담이 앞섰다는 다혜. 하지만 원곡자인 엄정화는 "어루만져주는 것 같은 눈빛"으로 다혜를 바라보았고, 따뜻한 조언으로 다혜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가수 다혜를 인터뷰했다. 다혜는 지난달 '포이즌'으로 오랜만에 컴백한 후, 지난 5일에는 첫 번째 솔로곡 '나쁜 피'를 발매해 방송 활동에 한창이었다. 두 곡 다 각자의 매력이 있어서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오랜만에 하는 컴백이라 신나게 임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 베스티 마지막 앨범이 2015년에 나왔으니 5년 만에 컴백했다. '포이즌'과 '나쁜 피'로 활동 중인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솔로로는 처음 앨범도 내보고 공백이 긴 만큼 걱정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진 않았다. 오히려 공백 기간에 나름 탄탄하게 준비해 왔기 때문에 마냥 (데뷔를) 바라왔다. 엄정화 선배님 '포이즌'은 부담이 있었다. 명곡이니까 누를 끼치지 말아야 할 텐데, 했다. 혼자 하니까 완전히 새로운 느낌이었고 '나쁜 피'는 '제 신곡'으로 낸 것이어서 되게 파격적인 시도였다. 걸그룹 활동할 때부터 언젠가는 하고 싶었던 제가 가진 색깔이어서 준비하면서 더 재밌었던 것 같다. 되게 신나게 했다.

▶ 본인의 곡을 발표하기 전에 리메이크곡 '포이즌'을 먼저 선보인 이유가 있을까.


작곡가 주영훈 선생님하고 연이 닿아서 엄정화 선배님 곡을 받게 되었다. 여러 곡이 있었지만 어차피 저는 엄정화 선배님을 똑같이 따라 할 수 없기 때문에 (웃음) 뭔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포이즌'을 택했다. 라틴풍으로 해서 춤도 그렇게 넣었고 소품도 많이 썼다. 욕심을 많이 부렸다. (웃음) 잘 만들고 싶어서. 리메이크곡이어서 고민이 많았고 부담도 있었지만 그걸 이겨내면서 해야 했다. 그래서 (원곡과) 다르게 가려고 노력 많이 했다.

다혜는 지난달 10일 엄정화의 메가 히트곡 '포이즌'을 리메이크한 동명의 곡으로 약 5년 만에 컴백했다. (사진=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 원곡이 워낙 잘 된 노래이다 보니까 부담이 컸을 것 같은데, 본인의 만족도가 어떤지 궁금하다. 또, 원곡자 엄정화하고도 만났던데 특별히 들은 이야기가 있다면.

('포이즌') 활동 끝나고서 엄정화 선배님을 만나 뵀는데, 저를 봐주시는 눈빛에서 저를 되게 어루만져주시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무대 하는 와중에도 저는 계속 부담이 있었다. 엄정화 선배님께서 어떻게 봐주실까 하고. 혼자서는 처음 하다 보니, 항상 긴장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주영훈 선생님 디렉(팅)도 잘 소화했으면 좋겠고, 대중 반응도 좋았으면 좋겠고… 선배님은 "너무 예쁘고 잘하더라. 포이즌도 잘 봤다. 앞으로 이렇게 차근차근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꼭 빛을 발할 거야"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순간을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 폐를 끼치지는 않았구나, 이런 생각으로 위안 삼고 있다.

▶ 본인의 첫 번째 솔로곡은 '나쁜 피'다. 처음 들었을 때 감상이 어땠는지.

처음에 굉장히 화려하고 웅장하지 않나. '어?' 이러면서 들었던 것 같다. 중간중간 제가 계속한 생각은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가짓수가 여러 가지겠다, 하는 거였다. 이런저런 방향이 계속 떠오르니까 '어, 이건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 사실 곡 수집을 굉장히 많이 했다. 들으면 '이건 이렇게 하면 잘 살릴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건('나쁜 피'는) 여러 가지가 떠오르더라. 이걸 부르며 무대에 서 있는 제 모습을 상상했다. 사실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곡일 수도 있는데 그런 게 상관없어졌다. 너무 좋아서. '나쁜 피'라는 키워드가 계속 맴돌았던 것 같고 대중도 좋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 자체는 굉장히 웅장하고 화려한데 그 안에 되게 고독한 누군가가 부르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가사도 조금 더 곱씹어봤던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자아가 여러 개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래 속 화자도 선한 자아를 추구하며 살다가 이별의 아픔도 겪고 여러 시련을 겪으면서 도무지 살 수가 없는 거다. 좀 살고 싶어서 내 안에 있는 나쁜 자아를 끌어내는 거로 해석했다. 그래서 조금 간절하고 쓸쓸한 느낌을 받았다. 안무 구성할 때도 그런 말을 했다. 노래에 맞춰서 전체적으로 화려한 구성이지만 '헬프 미' 가사에 쓸쓸하면서도 무언가를 갈망하는 느낌을 많이 넣으려고 했다. 후렴구에서는 '흑화'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무섭게 보일 수 있는 안무를 넣었다.

▶ 이야기를 들어보니 콘셉트나 안무 등 본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낸 것 같다.

연구도 많이 하고 회의도 많이 참여했던 거 같다. 의상도 화려한 듯하지만 뭔가 피폐한 모습을 좀 표현하고 싶었다. 뮤직비디오에서도 신발을 벗고 했던 것도 그런 이유다. 뮤직비디오에 잘 드러나지 않았는데 메이크업이 약간 번진 이미지도 많이 찍었다.

지난 5일에는 자신의 첫 번째 솔로곡 '나쁜 피'를 발매했다. (사진=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 솔로로 데뷔하면서 온전히 자기 목소리만 음악에 담았다. 녹음하면서 본인에게 새롭게 발견한 점이 있나.

걸그룹 활동할 때 래퍼였지만 보컬에 항상 욕심이 있었다. 공백기에 저는 녹음을 계속하면서 제 보컬과 톤을 혼자서 많이 연구했던 것 같다. 나의 보컬적인 매력이 이런 거구나 하고. 모든 과정이 저는 조금 생소하긴 했다. 준비 과정부터 말 그대로 저만의 것이기 때문에. 팀 활동 때는 잘 소화하려고 하고 맞추려고 했다면, 이번엔 저의 아이덴티티에 관해 많이 얘기하려고 했다. 이번 녹음을 하면서 뭔가를 찾은 건 아니고 이미 많이 찾아놨었고 저는 준비가 되었으니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었다.

근데 녹음 전날에는 잠을 못 잤다. 너무 긴장되어서. 작곡가분과 하는 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만에 끝나서 '이렇게 빨리? 조금 더 하고 싶은데' 하고 생각했다. 조금 더 하면 터지지 않을까 그런 느낌으로. (웃음) 모든 걸 저만 생각해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있고 신나는 작업이었다. 뮤직비디오 찍을 때도 혼자 하니 편한 면이 있고 동작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보니 재미있었다.

▶ 혼자서 본인의 특성을 탐구하고 매력이 무엇인지 고민해 봤다고 했는데.

일단 저를 많이 분석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걸그룹 생활할 때는 예쁜 거나 정형화된 것에 저를 맞추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까 랩을 하더라도 쨍쨍하게 해야 했다. 보컬도 약간 밝아야 하고 소리를 (크게) 내야 하고, 오더(지시)받는 대로 했다면 제가 발견한 저는 톤이 허스키하고 감정적이고 마이너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저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장점을 많이 찾으려고 하고. 제가 두루두루 한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솔로 가수로서 다 잘하고 뭐 하나가 빠지지 않는다는 '장점'으로 만들려고 많이 노력했다.

▶ 이번 솔로 데뷔 준비 기간은 어느 정도였나.

이 노래('나쁜 피')를 처음 들은 건 정말 오래됐다. 몇 개월 전이었는데 그걸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고 그런 와중에 '포이즌'을 만나게 되어서 이거 먼저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짧은 기간 안에 준비를 다다다다 해서 나오게 됐다.

가수 다혜 (사진=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 '나쁜 피' 활동 계획은.

한 달 정도를 예상하고 있는데 만약에 한 달 뒤에 역주행을 했다고 하면 다음 앨범 나오기 전까지도 열심히 할 수 있다. (웃음)

▶ 솔로 활동을 하면서 들은 인상적인 반응이 있다면.

('나쁜 피'가) 굉장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곡인데 되게 소화 잘했다 이런 댓글 보면, 제가 고민하고 이 곡에 애정을 쏟은 보람을 느낀다. '이 곡 하길 되게 잘했구나' 생각을 많이 한다.

▶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 '런닝맨', '나 혼자 산다', '복면가왕' 등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많이 언급한 인터뷰를 봤는데 또 나가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라디오스타'나 '아는형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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