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유희관은 최근 자신의 SNS에 "재능은 게임에서 이기게 한다. 그러나 팀워크는 우승을 가져온다(Talent wins games, but teamwork wins championship)"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말을 인용했다.
팀을 먼저 생각하겠다는 유희관의 다짐을 전해들은 김태형 두산 감독은 "그럼 고맙지. 그런 마음이면 됐다"며 웃었다.
17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2020시즌 KBO 리그 한국시리즈(7전4승제)를 시작하는 두산은 선발투수 유희관의 활용법에 대해 고민이 많다.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유희관에 대해 "공 자체가 그렇게 좋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어떻게 쓰겠다고 당장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희관은 KT 위즈를 상대한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1회 세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곧바로 강판됐다.
그의 올 시즌 유일한 포스트시즌 등판 경기였다.
단기전에서 일반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최소 4명의 선발이 필요하다.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 크리스 플렉센이라는 확실한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다. 최원준과 유희관이 나머지 자리를 책임지는데 특히 유희관에 대한 불안감이 적잖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1차전을 앞두고도 "중간이든 4차전이든 지금 생각은 하고 있고 기용 여부는 아직 모르겠다"며 "나오면 '아 쓰는구나', 안 나오면 '아 안 쓰는구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지금 너무 궁금해 하실 필요는 없다"는 농담을 취재진에 건네며 웃었다.
유희관이 SNS에 올린 글에 대한 반응은 이 다음에 나왔다.
유희관 기용법에 대해 고민이 많은 김태형 감독은 취재진의 말을 전해듣고 "그럼 내가 좀 더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됐다)"라며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감독 입장에서 선수의 자존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팀워크가 먼저라는 그의 자세에 마음이 한결 편해진 것이다.
말은 그렇게 해도 김태형 감독은 평소 유희관을 많이 아낀다. 정규리그 막판 유희관이 8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달성할 수 있도록 계속 기회를 줬다. 그가 천신만고 끝에 역대 4번째 진기록을 달성하자 김태형 감독은 "참 힘들다. 내가 힘들어"라며 기뻐한 바 있다.
김태형 감독은 시리즈의 흐름을 지켜보고 상황에 맞는 마운드 운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불펜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부담이 줄어들었다.
김태형 감독은 "홍건희, 이승진, 김민규 등 전에 없던 선수들이 잘해줘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영하가 선발에서 마무리로 가면서 3-4선발 중 한 자리가 고민이지만 단기전에서는 정해놓고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