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 등을 최대한 받아 내집을 마련하는 일명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 기회마저 막힐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0조 50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1억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받은 뒤 부동산을 구입할 경우 신용대출을 회수하겠다고 밝힌 지난 13일부터 단 나흘 만에 1조 11억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이번달 1일부터 12일까지 이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6622억원 증가하는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규제 발표 이후 단 기간에 신용대출이 폭증한 것이다.
특히, 지난 14일과 15일은 은행이 영업을 하지 않는 휴일인 점을 감안하면 마음이 급한 대출자들이 주로 비대면 방식을 이용해 신용대출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휴일이 끼여 있는데도 단 4일 만에 신용대출 잔액이 1조원 넘게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라며 "규제에 앞서 미리 받아두자는 심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받은 뒤 1년 이내에 규제 지역에 주택을 구입할 경우 해당 대출을 회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규제 적용 대상은 규제 시행일인 오는 30일 이후 신규로 1억원 넘게 신용대출을 받거나 신용대출을 추가로 받아 1억원이 초과하게 된 경우에 한정해 30일 이전에 신용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