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찜한 모더나, 왜 많은 데이터는 비공개일까

WHO "2개월간 부작용 관찰 했나" 경계심
"先 공급계약 때문에 업체들간 과도경쟁"

(사진=연합뉴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이 3차 임상시험서 94.5%의 효과가 나타났다는 발표가 16일(현지시간) 나왔다.

스티븐 호지 모더나 사장은 이날 아침 자사가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mRNA-1273와 관련된 중대 소식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결과는 정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우리 백신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일주일 전 화이자 백신 개발소식에 이어 또 다른 낭보가 전해진 것이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모더나가 밝힌 예방률 94.5%는 이 백신 후보 물질을 접종한 사람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을 확률이 94.5%라는 뜻이다.

호지 사장의 발표는 경쟁사인 화이자가 발표한 내용과 여로 모로 비교가 된다.

우선 두 회사 발표 모두 월요일 아침에 나왔다는 점, 그들 발표는 뉴욕증시의 불쏘시개가 됐다는 점은 동일하다.

하지만 일주일 뒤에 발표된 모더나의 백신 후보 물질은 일주일 더 숙성된 탓인지 효과는 더 강력했다.

일단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후보의 예방률 90%를 훌쩍 뛰어넘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의 3상 임상시험에서 예방률이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일반적으로 백신의 예방률이 50%를 넘기면 사용 승인이 떨어지기 때문에 예방률이 90%이건 95%이건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모더나의 백신은 화이자의 것보다 뛰어난 '생존' 능력을 갖추고 있다.

화이자 백신이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돼야 하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 반면, 모더나 백신은 일반 가정집 냉장고에서도 보관이 가능할 정도로 강력해졌다.

화이자 백신의 유통기한이 5일 정도라고 알려진 것에 비해 모더나의 백신 후보는 영상 2.2~7.8도에서 최대 30일간, 영하 20도에서는 최대 6개월까지도 보관 가능하다고 이 회사측은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화이자 처럼 모더나 역시 이날 3차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충분한 실험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 숨야 스와미나탄 수석 과학자는 이날 "모더나의 중간 결과 발표가 충분히 고무적이지만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개월 간 부작용 여부를 관찰해야 하고 이런 백신들이 코로나로부터 얼마나 오랫동안 보호하는지, 어느 정도 예방하는지, 고령층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해 더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선 입도선매식 백신 공급 계약서 밀리지 않겠다는 제약회사들간 과도한 경쟁을 우려하기도 한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사진=연합뉴스)
워싱턴의 한 보건 전문가는 "3상 임상시험의 핵심은 효과 보다는 부작용"이라며 "94.5%의 효과도 어떻게 나왔는지 그 근거조차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임상시험에 참가한 사람들 가운데는 최근에야 모집된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들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는 좀 더 시간을 지켜보고 판단해야한다"고 말했다.

백신 개발 업체들이 세계적으로 공급 계약을 미리 따 내기 위해 시간에 쫓기어 설익은 시험결과를 발표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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