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멈춘 대기에 초미세먼지 '나쁨'…시민들 "눈 뻑뻑·숨 답답"

16일 오후 서울 도심서 만난 시민들 답답함 호소
대부분 마스크 쓰고 야외활동…일부 마스크 두겹 써
실내에서도 마스크 쓰고 대화 "출근길에 새 마스크"

서울 등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인근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국내 대기가 닷새째 정체되면서 초미세먼지 수준이 '나쁨'을 기록한 16일 서울 도심에서 만난 시민들은 답답함을 호소했다. 완연한 가을날씨에 야외 활동을 하러 나온 시민들은 예상 못한 뿌연 하늘에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증가 조짐을 보인데다 대기 질까지 나빠지자 시민들은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다시 동여맸다.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만난 50대 박모씨는 자전거를 끌면서도 KF94 마스크를 썼다 풀었다를 반복했다.

박씨는 "거의 매일 바이크를 타거나 등산을 한다. 오늘은 앞이 뿌옇고 잘 보이지 않았다"며 "답답해서 선글라스를 벗으면 눈이 따가워 다시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포구 연남동에 사는 유남종(75·여)씨는 "그나마 마스크를 쓰면 좀 낫다"라며 "주말에도 산책을 하러 나온 사람들 전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나도)이걸 오래 끼니까 마스크가 답답한 것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카페에서 만난 직장인 박모(32)씨는 "일기예보를 보고 출근하면서 새 마스크를 꺼내 썼다"며 "외부 일정으로 잠시 나왔는데 눈이 뻑뻑해지는 것 같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울 등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인근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지난 주말 포근한 날씨에도 안 좋은 미세먼지 탓에 가을 나들이를 포기했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취업준비생 이모씨는 "평소 호흡기가 약한 편이라 공기가 안 좋으면 바로 재채기가 나온다"라며 "주말에도 미세먼지가 나쁘다는 뉴스를 보고 밖에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병원 진료 때문에 외출했다는 65세 양모씨는 "앞이 침침하고 숨 쉴때 답답하다. 목도 좀 쎄한 느낌"이라며 "주말에도 집에만 있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마스크를 두 겹으로 쓰고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부산에서 서울로 출장을 온 42살 A씨는 "기차를 타고 한강 위를 지나면서 보니 하늘이 온통 뿌옇더라"며 "부산과 비교하면 서울 공기가 확실히 많이 안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기상청은 중국과 북한 등에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국내에 수일 동안 정체하면서 축적돼 초미세먼지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권 일부 지역은 비가 예보된 오는 17일 오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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