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결단'에 조현아 '발목'…KCGI, 아시아나 인수 법적대응 고려

한진그룹 지분 47% 보유한 KCGI, 아시아나 변수에 내년 이사회 입성 '빨간불'
법적 대응· 임시 주총 카드 만지작…유상증자 참여 입장도 밝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정부 주도 하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전격 추진하는 가운데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을 이어오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DB산업은행은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하는 내용의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을 추진하며 한진칼과 총 8000억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대한항공에 2조 5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항공에 1조 5000억원 규모의 신주 및 영구채 3000억원 등 총 1조 8000억원을 투입한다.

한진칼의 유상증자 참여 자금은 산업은행이 지원한다. 제3자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5000억원, 교환사채 발행 3000억원 등 모두 8000억원을 한진칼에 지원한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에 대한 한진칼 지분이 유지돼 한진칼이 안정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할 신주는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이 한진칼 주요 주주로 올라서게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동안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다툼을 벌여 온 3자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부터),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주총에서 의결권 제한으로 이사회 입성에 실패했던 주주연합은 현재 47%에 달하는 지분율을 확보하면서 내년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진입을 통해 경영에 참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막판에 아시아나 인수라는 거대 변수가 생겼다. 만약 산업은행이 조원태 회장(지분율 41%) 의 손을 들어주는 이른바 이른바 백기사 역할을 한다면 KCGI로서는 다 된 밥에 재 뿌린 격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다.

이에 주주연합은 임시주총 소집을 비롯한 법정 소송 등 산업은행의 증자를 막기 위한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자연합 관계자는 "법적 대응과 임시주총 카드를 고심하고 있는 중"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택배사업 분리매각 제안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KCGI측은 산은의 유상증자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공식화 하루 전인 지난 15일 KCGI는 입장문을 내고 "부채비율 108%에 불과한 한진칼에 산업은행이 증자한다는 건 명백히 조원태와 기존 경영진에 대한 우호지분이 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기보다는 기존 대주주인 우리 주주연합이 책임경영의 차원에서 증자에 우선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같은 주주로서 3자 연합과 필요하다면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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