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는 지난 1~6월 지리산 등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 4명을 체포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중국 현지 공안과의 협조를 통해 다른 조직원 4명을 중국 톈진(天津)에서 검거했다.
경찰의 이번 수사는 국가정보원의 첩보 제보로 시작됐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조직원 중 일부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피해 한국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끈질긴 추적 끝에 붙잡을 수 있었다"며 "대포폰 등을 쓰며 도피 생활을 해 검거에 수개월이 걸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7월 중국서 체포된 4명을 조만간 국내로 송환해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지만, 코로나19로 중국발 항공편 운항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라 송환이 미뤄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조직원은 북한 해커가 한국 대부업체를 해킹해 입수한 고객 개인정보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북 해커가 만든 '스파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게 하는 방식으로 지인과 가족들 정보까지 추가로 입수했다. 이후 거액을 입금하라고 겁박하는 방식으로 피해자 200여명으로부터 총 20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 해커와의 구체적인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국내에서 붙잡은 4명은 전부 구속 송치해 일부는 이미 재판을 받고 있다. 아직 도주 중인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원도 계속 추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