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설정된 브렉시트(Brexit) 전환(이행)기간 종료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BBC 방송,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양측은 최근 런던에서 진행된 협상에서도 기대했던 것과 달리 주요 이슈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공정경쟁환경(level playing field)과 어업, 향후 분쟁 발생 시 해결 지배구조 등과 관련해 이견을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일단 향후 며칠간이 미래관계 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EU는 오는 19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다.
EU 측은 이를 '비공식 데드라인'으로 보고, 그 이전에 합의문 초안 작성이 가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BBC는 그러나 19일까지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협상이 12월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지난 13일 유럽의회에 대한 보고에서, 협상이 가능한 한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유럽의회는 바르니에 수석대표에게 다음 EU 정상회의가 열리는 12월 10일 이전에는 반드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EU 회원국 정상이 합의안을 승인하더라도 이후 각 회원국 언어로의 번역, 유럽의회 승인 등의 절차를 전환기간이 지속되는 연말까지 끝마쳐야 한다.
일단 유럽의회는 12월 16일 총회를 열어 이를 통과시킨다는 계획이지만, 합의가 늦어지면 크리스마스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프랑스 외무부의 클레망 본 유럽 담당 국무장관은 "내 생각에 합의는 가능하지만 2∼3주간의 추가 협상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11월 말 이후에 합의가 이뤄진다면 우리는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U 일각에서는 영국 총리의 오른팔이자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 보좌관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자 합의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탈퇴 캠페인의 전략을 수립했던 커밍스 보좌관은 그동안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 강경론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커밍스 보좌관의 사퇴와 관계없이 (양보할 수 없는) '레드라인'(red lines)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영국은 EU와 브렉시트 합의를 통해 지난 1월 말 회원국에서 탈퇴했다.
다만 원활한 이행을 위해 모든 것을 브렉시트 이전 상태와 똑같이 유지하는 전환기간을 연말까지 설정했다. 양측은 전환기간 내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만약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양측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적용받게 된다. 이 경우 양측을 오가는 수출입 물품에 관세가 부과되고 비관세 장벽도 생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