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는 지난 10일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 중인 '복학왕' 시리즈 '부동산 1화'에서 주인공 우기명과 친구 김두치 등이 신도시 분양 아파트 청약에 응모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청약 현장에 모인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고공행진하는 집값을 풍자한 것이다.
"별 거지 같은 것들도 다 왔네" "뭔 냄새야?" "어디서 비린내가" 등 대사로 치열한 청약 경쟁으로 인간성까지 사라진 현상을 묘사하는가 하면, "누가 25평을 5억 주고 사"라는 대사에 "빚내서 사는 거지"라고 답하는 장면을 넣어 늘어나는 가계 부채 문제를 언급했다.
김두치의 선배 김남정은 집 사기를 망설이는 김두치 여자친구에게 "수도권의 노른자 땅, 만약 이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실제 호가는 최대 10억원이다. 당첨만 되면 5억은 이미 먹고 시작한다"고 부동산 '시세 차익'을 강조했다.
이어 "나도 (집값이) 떨어질 줄 알고 집을 안 샀다. 그런데 집 산 사람들만 돈을 벌었다. 결국에 집값은 계속 올랐으니까. 나는 내 집 마련의 꿈을 놓쳤다"고 후회했다.
제레미는 억울해 하는 김남정을 진정시키며 "이제 거품이 터질 타이밍이다. 지금의 집값은 정상이 아니다. 언젠가 빵하고 터져버릴 비누 거품"이라고 달랬다.
그러자 김남정은 "그 거품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는 거 아니냐. 언제 터지는데?"라고 되물으며 "내가 몇 년 전에 집 산다고 했을 때 형이 절대 사지 말라 했었지. 집값 떨어질 거라고. 그게 언제냐고! (그 때 집 산) 혁수 자식이 나보고 뭐라 하는 줄 아느냐. 형 지금 그 돈으로 여기 전세도 못 들어 온다고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기안84는 지난달 '복학왕' 시리즈 '두더지 2화'에서도 김두치가 보름달을 향해 손을 뻗으며 "가끔은 기가 막힌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도 집 살 길은 보이지 않는다. 닿을 수도 없는 이야기 같은!"이라고 푸념하는 장면을 삽입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을 상징하는 '달'을 겨냥해 집값 폭등의 모든 책임을 현 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 기안84가 최근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 위치한 46억원 상당 상가 건물을 매입한 사실까지 재조명 받으면서 이런 풍자 자체가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까지 잇따랐다.
당시 '복학왕' 연재처인 네이버 웹툰 측은 "창작자의 의도를 가지고 우리가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 기안84 작가 역시 그럴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