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기관 한길리서치가 전날 발표한 결과(쿠키뉴스 의뢰, 지난 7~9일,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 총장은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치고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여야를 아우른 후보 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윤 총장은 24.7% 지지율로 이 대표(22.2%)와 이 지사(18.4%)를 따돌렸다. 5.6%를 기록한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4위를 기록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4.2%)와 정의당 심상정 의원(3.4%) 순이었다.
그런데 범야권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2위에 오른 유승민 전 의원이 빠진 채 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길리서치는 이번 혼합 조사와 함께 범여권 후보 6명, 범야권 후보 7명에 대해 각각 별도로 지지율 조사를 실시했다.
범여권 대선후보 중에선 이낙연 대표가 23.0%로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이재명 지사(22.8%), 3위엔 정세균 총리(3.2%)가 올랐다. 그 뒤로는 심상정(3.0%)‧김부겸(1.8%)‧김두관(1.1%) 등 순이었다.
범야권에선 윤 총장(22.6%)이 1위를, 유 전 의원(9.0%)과 홍 의원(7.7%)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이후 안 대표(5.6%)‧오세훈 전 시장(4.5%)‧원희룡 제주지사(2.8%)‧황교안 전 대표(2.8%)가 뒤따랐다.
하지만 여야 후보 6명를 대상으로 한 혼합 조사에선 범여권‧범여권 상위 3명이 포함되지 않아 선택의 폭이 좁아지면서 '착시 효과'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범여권 후보중에선 1위인 이 대표와 2위 이 지사, 4위 심 의원이 들어갔고, 범야권 후보군에선 1위 윤 총장과 3위 홍 의원, 4위 안 대표가 포함됐다. 2위를 차지한 유 전 의원은 조사 대상에서 빠진 것.
보수 잠룡들 중에선 상대적으로 중도표심 호소력이 있는 유 전 의원이 배제되면서 중도층의 선택이 윤 총장으로 쏠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12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여야 혼합 조사에선 여야 후보 각 상위 3명을 넣는데, 이는 지난달 여론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삼는다"며 "유 전 의원은 10월 조사에선 범야권 4위를 기록해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시간으로 여론조사를 하기 때문에 혼합 조사 표본의 후보군으론 지난달 결과를 참조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여론조사를 보면 범여권 후보중에선 이낙연(25.3%)‧이재명(24.2%)‧심상정(2.4%), 범야권에선 윤석열(11.4%)‧안철수(10.4%)‧홍준표(9.4%) 순이었다. 유 전 의원은 당시 8.1%를 기록하며 범야권에서 4위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여론조사 기관이 여야 혼합조사를 실시한 것은 총선 이후 이번이 처음이란 점에서 여전히 논란이 남은 상황이다. 해당 기관은 지난 4월과 6월, 7월, 10월 여론조사에선 범여권‧범야권 조사만 했을 뿐 혼합조사는 실시하지 않았다.
홍 소장은 통화에서 "여야의 대선후보 경쟁자가 걸러진 후에 가상 대결을 붙여야 하는데 이런식의 혼합 조사에 대해선 원래 저는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라며 "대선이 약 1년 6개월 남았으니까 가상대결까진 아니더라도 균형을 맞춰 조사를 시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