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서울 집값의 상승곡선은 완만해졌지만, 새 임대차법 시행 후 전세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전셋값이 크게 불안해지고 있다. 전세는 100% 실거주 수요라는 점에서 전셋값 급등으로 서민 주거안정이 위협받고 있는 형국이다.
11일 한국감정원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새 임대차 법 시행 이후 약 3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1.45%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0.21%)의 7배에 달하는 수치다.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강남권(동남권)이었다. 이 기간 아파트값은 0.06% 오르는 데 그쳤지만, 전셋값은 2.13% 뛰었다. 강동(2.28%), 송파(2.22%), 강남(2.10%), 서초(1.93%)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강남권을 제외하면 서울의 서북·서남·동북권 등 다른 권역의 전셋값 상승률은 서울 평균에 못 미쳤다. 은평·서대문·마포 등 서북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1.42%였고 동북권(1.28%), 서남권(1.12%) 등이 뒤를 이었다.
서북권 중 마포구가 1.77%의 상승률을 보이며 강남권 구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고, 성북구(1.72%)와 성동구(1.45%) 등이 뒤를 이었다.
기존 세입자들은 정부·여당이 의도한대로 일정 부분 새 임대차법의 혜택을 보고 있지만 신규 임차인들은 전세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정부도 전세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이날 부동산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임대주택 수천 호를 단기간에 공급하는 내용의 전세 대책 발표도 고려했으나, 대책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