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통상정책은 '中 견제'· '다자주의'· '동맹'

트럼식 '나홀로' 中 견제 방식 대신 동맹과 함께 포위 전략
WTO 등 다자체제 활용해 中 반격 분산 전략 쓸 듯

대선 승리선언 후 첫 기자회견 하는 바이든 당선인(사진=연합뉴스)
미국의 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조 바이든 당선인의 통상정책은 '다자주의', '동맹 중시'로 요약된다.

'나홀로 플레이'로 고립주의를 자초하고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며 수십년 동맹도 '도둑' 취급하던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과는 극명하게 대조된다.

이같은 키워드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다자주의의 핵심인 세계무역기구(WTO) 복원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시로 '탈퇴하겠다'며 WTO를 위협해왔고 급기야는 무역분쟁의 최고판정기구인 WTO내 상소기구 위원 선임도 반대해 사실상 WTO를 무력화시켰다.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행정부는 상소기구 위원 선임에 나서며 WTO가 기술보호, 디지털 경제 등에서 진전된 모습을 보이도록 개혁을 추진할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규칙을 준수하는 시스템'을 강조했는데, 통상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 주요 대상은 중국이다. 대 중국 견제 방침은 트럼프 행정부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중국을 견제하는 방식은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통상법 301조로 불공정무역 조사를 하는 '양자적 방식'이 아니라 동맹국들과 협력해 중국을 포위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양자적 방식이 중국의 보복을 불러와 미국산 제품에 중국이 고율의 관세를 매기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면서 오히려 미국 경제를 망쳤다는게 바이든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고율의 관세부과 등의 양자 방식 보다는 WTO체제와 동맹국 협력 등을 통해 중국을 사방에서 압박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자가 WTO 개혁과 동맹 중시를 추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산업연구원 문종철 연구위원은 "클린턴이나 오바마 행정부 당시 중국을 자유시장경제로 편입시키기 위해 중국의 편의를 봐주는 경향이 많았다"며 "그러나 중국의 경제성장이 체제변화 보다는 공산당 일당독재체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발전했다"고 밝혔다.

문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중국의 위협이 증가했다고 인식하고 있고, 미국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 앞으로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은 더 이상 없으며 중국의 도전을 강력하게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 견제는 '공급 사슬망'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사태와 겹치면서 미국내에서는 '안전한 공급 사슬을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가 크다. 공급 사슬을 국내화하든지 아니면 믿을만한 동맹에 맡기든지 해야 한다. 공급 사슬의 국내화는 제조업의 미국 이전을 의미한다. 바이든 당선자는 국내 복귀 유턴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반대로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한 미국 기업에게는 추징세를 매기는 등 공급 사슬을 내재화하는 공약을 선거 과정에서 발표했다. 한국 기업에게 주어졌던 일감이 미국 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공급 사슬을 100% 국내화할 수는 없다. 믿을만한 나라에 공급 사슬의 일부를 맡길 가능성도 있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보다는 한국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에게는 유리한 대목이다.

물론 한국이 믿을만한지를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증 과정은 통상분야를 넘어 외교안보 분야를 두루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드 사태'와 같은 일이 재연될 수도 있다. 또한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을 상대로 이에 대항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강구상 부연구위원은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미국이 보다 높은 수준의 CPTPP 가입을 추진할 경우 우리나라에도 동참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논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대체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중심으로 자유무역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뒤섞인 통상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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