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영의 논문 표절 의혹은 언론 보도를 통해 불거졌다. 국민일보는 5일 홍진영이 2009년 제출한 조선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가 표절 심의 사이트 '카피킬러' 검사 결과 표절률 74%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처음 홍진영 측은 이를 부인했다. 소속사 IMH엔터테인먼트는 같은 날 '오해가 있을 수 있으나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는 논문 심사 교수 의견을 전달하며 "인용 내용과 참고 문헌 외에 연구적인 내용에서 홍진영은 전혀 표절하지 않았음을 본인에게 확인했다. 해당 검증 방법(카피킬러)은 시기적 오류가 있는 검증이며 본 논문은 홍진영의 창작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렇게 사건이 수습되는 듯했지만 6일 홍진영을 가르친 조선대학교 무역학과 전 교수 A씨 인터뷰가 나오면서 여론은 뒤집혔다. A씨는 "홍진영의 석사 논문 표절률은 74%가 아니라 99.9%"라며 "홍진영의 학부와 석사, 박사까지 모든 과정의 학점을 준 경험에 비춰봤을 때, 해당 논문들은 모두 거짓이라고 증언할 수 있다"고 폭로했다.
이같은 논문이 심사를 통과한 데는 "홍진영 부친이 같은 학교 교수라 입김이 작용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결국 홍진영은 이날 SNS에 직접 입장문을 올려 '책임지고 석·박사 학위를 반납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홍진영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제가 부족했다.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반납하겠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이 모든 게 다 제 불찰이고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최선을 다해 논문을 만들었고, 당시 문제 없이 통과됐던 부분들이 지금에 와서 단지 몇 %라는 수치로 판가름되니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보일 수밖에 없어 답답하고 속상할 뿐"이라고 억울한 심경을 전해 또 한 번 사과의 진정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마침 이 사건이 홍진영의 컴백과 맞물린 탓에 방송 활동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홍진영은 지난 2일 디지털 싱글 앨범을 내고 '안돼요(Never ever)'라는 발라드 곡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논문 표절을 사과한 바로 다음날인 7일에는 MBC '음악중심'에서 컴백 무대를 가졌고, 8일에는 SBS '인기가요' 무대에 섰다.
홍진영은 고정 출연 중인 S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 8일 방송에도 편집 없이 그대로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는 언니 홍선영이 홍진영의 뮤직비디오 촬영장을 찾아 응원하는 모습이 담겼다.
시청자들은 자숙 없이 활동을 이어간 홍진영의 행태를 지적하고 나섰다. 논문 표절 의혹을 사과하고 학위를 반납하기로 결정했으면 그에 맞는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정과 형평에 민감한 사회 분위기상 홍진영의 논문 표절 문제 역시 현실적으로 용인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시청자(닉네임: 권승****)는 "뭐가 속상하다는 거냐. 부모 잘 만나서 그 정도까지 했으면 백배 사죄해도 모자를 판에 어떤 잘못을 했는지도 감이 안 오나 보다. 다시는 방송에서 보고 싶지 않다"고 일갈했다.
홍진영 출연을 묵인하고 강행한 각 프로그램 제작진에게도 따가운 화살이 쏟아졌다. 특히 '미우새'는 네이버 TV 채널에 홍진영 출연분에 대한 방송 클립을 아예 게시하지 않아 싸늘한 눈초리를 받았다.
한 시청자(닉네임: 리더****)는 제작진을 향해 "영상도 못 올릴 거면 애초부터 방송에 왜 내보냈나. 이유 좀 들어보자. 그리고 상황 판단 좀 잘 하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청자(닉네임: 바다****) 역시 "논문 표절로 논란을 일으킨 연예인을 버젓이 가족까지 내보내고 그 가족은 시청자 상대로 웃고 '먹방'은 정말 아니잖나. 도덕불감증인가? 방송사가 지상파라는 게 기가 찬다. 도덕불감증이 만연한 데는 방송사도 한몫하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SBS 측은 9일 CBS노컷뉴스에 "제작진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MBC 측은 "제작진에 문의 후 답변이 가능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