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1948~1970) 열사를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되살린 '태일이'가 9일 열린 온라인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영화 '태일이'는 노동자 권리를 위해 스스로 희망의 불꽃이 된, 한국 노동운동사를 상징하는 전태일의 삶을 그린다. 이 영화는 '마당을 나온 암탉'(2011)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 지평을 연 데 이어 영화 '카트'(2014) 등으로 우리 사회 열악한 노동 문제를 꼬집어 온 영화제작사 명필름이 맡았다.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이날 "전태일 열사 이야기는 꼭 한 번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며 "'태일이'가 모든 세대에게 감동을 주는 영화로 완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장동윤은 "이 영화에 참여하면서 전태일 평전을 읽었는데, 힘든 상황 속에서도 본인의 어려움보다 주위를 둘러보고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따뜻한 마음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염혜란은 "(이소선 여사는) 특히나 많은 고생을 하셨고 가장 노릇까지 하시면서 듬직하고 따뜻한 청년 태일이를 항상 믿고 사랑하셨던 분"이라고, 권해효는 "그 시대 가해자 역할을 맡게 됐지만, (그 역시) 당시 노동 환경의 피해자이기도 한 것 같다"고 자기 배역을 소개했다.
연출을 맡은 홍준표 감독은 "'노동의 상징'이라는 모습보다는 20대 초반 젊은 형·동생 같은 청년 태일이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애썼다"며 "저도 노동자이기 때문에 당시 이야기를 재해석해 보고, 친구 같은 태일이의 모습을 끌어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 '태일이'가 단순히 작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수많은 태일이들에게 큰 힘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