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우편투표 개표가 늦어진 책임이 공화당에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 물량이 뒤늦게 쏟아지면서 전세가 역전되자 선거 사기라는 표현을 쓰면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찍은 우편투표가 선거조작을 위한 '사악한 음모'라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는 늦게 집계된 우편투표에 대해 민주당 탓을 하고 있지만 공화당 탓을 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의 경합주에서 우편투표 개표가 늦어진 가장 큰 이유는 공화당이 장악한 주 입법부가 우편투표의 조기 집계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공화당은 선거일 3일 이전부터 우편투표 집계를 개시하는 조건으로 특정 정당 소속의 투표참관인이 자신들이 투표 등록을 하지도 않은 카운티에서 활동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승인하라고 민주당에 양보를 요구했다.
미시간주에서는 주 의회가 유권자 수 2만5천명 이상의 지역에 대해서는 해당 투표용지들에 대한 절차 개시를 허용했지만 선거를 감독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모니터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선거일 전날 10시간 동안 투표를 집계하지 못하도록 했다.
위스콘신주의 경우 주 의회가 일부 부재자투표에 대해 선거일 전에 집계하는 방안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주 상원이 이에대한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상대적으로 개표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인구밀집도가 높은 도시 지역의 경우 민주당 성향이 강하고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몇 달간 '우편투표=선거 사기'라는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우편투표 참여자들의 성향상 불균형이 커졌다는 점 등이 우편투표를 통한 '바이든 표'개표가 지연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들 3개 주의 우편투표 개표 관행은 다른 경합주들과 상반되는데 플로리다는 선거 22일전, 애리조나는 14일 전, 노스캐롤라이나는 5주전부터 우편투표 처리에 필요한 절차를 각각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따라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플로리다의 승패 윤곽이 조기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난밤 나는 많은 핵심 주에서 앞서가고 있었고 대부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주들이었다"며 "그러더니 갑작스러운 무더기 투표용지가 집계되면서 우위를 놓쳤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WP는 "트럼프에게는 큰 미스터리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가 진짜로 그렇게 우려가 됐다면 그는 주 공화당들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