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황장전(대한주택관리사협회 협회장)
지난주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자 대표가 관리소장을 살해한 사건. 여러분, 기억하십니까? 사실 입주민 대표와 관리사무소 간의 갈등은 하루이틀 일은 아닙니다. 작년 12월 서울 노원에서도, 올 4월 경기도 부천에서도 관리소장이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있었고요. 지난 9월 경기 수원에서는 관리소장에게 입주민 대표가 욕설을 퍼부어서 논란이 된 적도 있죠. 그런데 이렇게 피살사건까지 벌어진 건 처음입니다. 더 이상은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고 해서 대책위를 꾸린 곳이 있습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황장전 협회장, 지금부터 연결해 보죠. 회장님, 안녕하세요.
◆ 황장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숨진 관리소장분을 보니까 6년이나 그 아파트에서 관리를 하셨던데 어쩌다가 이런 일이 발생한 건가요?
◆ 황장전> 그날 관리사무소장이 오전에 근무 중이었고 다른 직원들은 옥상에 잠시 시설관리를 위해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관리사무소장 혼자 있는 틈을 타서 흉기를 휘두른 것입니다.
◇ 김현정> 입주민 대표가 흉기를 가지고 온 거예요?
◆ 황장전> 네, 그래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게 아니고 미리 준비한 흉기를 들고 와서 관리사무소장이 혼자 있는 것을 보고 일을 저지른 것이죠.
◇ 김현정> 그럼 그 전부터 계속 갈등이 있는 사이였나 보군요?
◆ 황장전> 그렇죠. 사건이 있기 열흘 전부터 입주자 회장이 공동 인감으로 등록돼 있는 아파트 관리비 통장을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 단독 인감으로 마음대로 교체를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관리소장 인감, 입주민 대표자 인감 같이 쓰던 관리비 통장의 인감을 나만 단독으로 하겠다’ 이렇게 대표자가 요구했다고요?
◆ 황장전> 그렇죠. 그런데 이거는 법적으로 잘못된 것이니까 관리사무소장이 그렇게 말하고 원상복귀를 시켜놓으니까 입주자 대표 회장이 이에 앙심을 품고 사건을 저지른 것이죠.
◇ 김현정> 지금 한 이야기들 녹취 나온 걸 보니까 ‘내가 대표인데 무시하느냐? 내가 주인이고 너는 우리 돈 받는 사람 아니냐?’ 이렇게 막 윽박을 지른 것들이 있네요.
◆ 황장전> 그렇죠.
◆ 황장전> 입주자 대표 회장이 그 관리비를 임의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끔찍한 일인데 살해 피의자는 경찰조사를 받고 있을 텐데 왜 그랬다고 진술한답니까? 다 인정을 합니까?
◆ 황장전> 네,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관리소장이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내가 관리를 해야 된다’
◇ 김현정> 내가 관리를 해야 된다?
◆ 황장전> 네. ‘주민 돈을 내가 관리해야 된다. 내 집에서 내 마음대로 하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냐?’ 그렇게 해서 자기 명의로 통장을 개설하려고 했던 거죠.
◇ 김현정> 법상으로는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죠?
◆ 황장전> 그렇죠. 법상으로 그렇게 하면 안 되죠.
◇ 김현정> 그걸 막으려다가, 입주민 대표의 전횡을 막으려다가 벌어진 일인데요. 그러면 이 통장 관리하는 건 말고도 전부터 뭐 이런 시비들이 좀 있었답니까?
◆ 황장전> 그러니까 그 단지에서 도색 도장 공사를 큰 건을 하는데 ‘소장이 돈을 횡령할 수도 있으니 당신이 관리하라’ 이런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자꾸 의심을 키운 것 같다는 그런 정보도 들어옵니다.
◇ 김현정> 관리소장이 돈 떼먹고 있는 거 아니냐라는 이런 의심들을 계속했었다고요?
◆ 황장전> 네.
◇ 김현정> 전혀 사실은 아니었던 건가요?
◆ 황장전> 전혀 사실은 아니죠. 그래서 소장님이 회계감사를 받아서 투명하게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 와중에 벌어진 사건입니다. 그건 피살된 관리소장 가족들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겠네요.
◆ 황장전> 네. 90세 노모로 계시는 어머니도 계신데 참 살해 당했다는 말씀을 못 드리고 사고로 죽었다고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어서 엄청난 충격을 받으셨어요.
◇ 김현정> 놀라실까 봐 그 살해당했다는 얘기까지는 차마 못 드렸군요.
◆ 황장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피살 사건까지 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마는 입주민 대표하고 관리사무소 간의 갈등은 상당히 많았다면서요?
◆ 황장전> 아주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있죠. 자기 뜻에 맞지 않는다고 폭행해서 함몰 사고가 발생한 사건들도 있었고요. 그 다음에 또 층간소음을 해결 안 한다고 연약한 여자 소장을 아주 샌드백 치듯이 때리는 영상들도 아마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황장전> 지자체에서 잘 움직이지 않죠.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는 단체로 항의방문해서 변호사를 사서 반대 의견을 제시하니까 조정 갈등하기가 쉽지도 않고요.
◇ 김현정> 그런데 이렇게 피살사고까지 벌어질 정도는 아니라고 치더라도, 극단적인 사건은 아니라 치더라도 주민들 눈치보다가 정말로 관리비가 부정하게 쓰이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고 제대로 관리감독이 안 돼서 입주민 대표가 전횡을 부리는 경우들도 숨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런 구멍들을 메워야 될 것 같은데 어떤 대안이 필요하겠습니까?
◆ 황장전> 그래서 서울에서 문제가 된 단지들이 있어요. 서울시에서 ‘공공관리사무소장제도’라고 도입을 해서 운영하고 시범 운영하고 있을 겁니다.
◇ 김현정> 문제가 자꾸 갈등이 발생하는 곳은 공공관리소장을 파견을 한다?
◆ 황장전> 네. 그래서 일정 기간 동안 2년이면 2년 기간 동안에 정상화를 시키는 것이죠. 둘째는 공동주택에 대한 폭행, 상해, 살해 등은 특정 범죄에 해당된다고 보고 이에 대한 가중처벌을 해 달라는 것이죠.
◇ 김현정> 이런 경우는 처벌을 좀 가중해서 해 달라?
◆ 황장전> 네. 또 하나는 관리사무소장이 임기가 사실 최소한 업무처리를 할 기간 정도의 보장이 돼야 됩니다, 법적으로 사실은.
◇ 김현정> 지금은 어떻게 돼 있나요? 보장이 안 돼 있습니까?
◆ 황장전> 일부 아파트에서는 관리사무소장 임기를 3개월로 정해 놓고.
◇ 김현정> 계약 기간 3개월이요?
◆ 황장전> 네. 단기계약들이 요즘에는 또 성황돼서요.
◇ 김현정> 이거 경비원 분들도 마찬가지죠?
◆ 황장전> 그렇죠. 경비원도 마찬가지입니다.
◇ 김현정> 경비원들도 그렇고 관리소장도 그렇고 계약을 3개월만 하고 계속 갱신해 주는 형태로 운영해요? 그야말로 파리목숨이네요?
◆ 황장전> 네. 그러니까 비정규직이다, 이렇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정규직화할 필요성은 있다고 보여지는 거죠.
◇ 김현정> 정규직화가 되거나 혹은 그게 안 되더라도 3개월 계약 기간은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 황장전> 그러니 뭐 입주자 대표 회장이나 힘 센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 김현정> 그렇겠네요. 이건 경비원 분들 인터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경비원 분들은 관리소장 눈치를 또 봐야 된다. 그래서 우리 너무 파리 목숨이다 그런 얘기도 하시던데 이게 서로 물고 물리고 그 밑에는 3개월 계약이라는 굉장히 부조리한 게 숨어 있군요.
◆ 황장전> 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번 사건을 통해서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만들어달라고 국민청원을 했어요. 그래서 좀 청원에 관심 좀 부탁드리고 싶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슈될 때만 반짝 관심이 아니라 좀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있어야겠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협회장님, 오늘 고맙습니다.
◆ 황장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황장전 협회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