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홍민(위스콘신 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미국 대선, 아직 진행 중입니다. 우편투표를 늦게까지 받아주는 주들 때문에 선거인단 공식 스코어는 어제 제가 알려드린 그대로입니다. 바이든 253명, 트럼프 214명. 다만 개표가 끝나지 않은 곳 가운데 애리조나는 사실상 바이든이 확정적이어서 아예 바이든을 264명으로 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바이든은 6명만 남겨두고 있는 건데. 바이든은 그런 반면에 트럼프는 56명 더 확보해야 되니까 당연히 바이든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순순히 승복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밤사이에 트위터를 올렸는데요. 막판 집계를 거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를 주장하는 모든 주에서 법적 이의제기를 하겠다. 이미 여러 주에서 개표 중단해 달라 이렇게 소송을 제기한 상태인데 초반에 본인이 앞서다가 역전 당한 모든 주에서 소송하겠다 이렇게 트위터를 쓴겁니다. 이게 그냥 말로만 그치는 건지 아니면 정말 미국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건지 현지 연결해 보죠.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 정치학과의 박홍민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박 교수님, 나와 계세요.
◆ 박홍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밤사이 트럼프가 트위터에 올린 글 보셨어요?
◆ 박홍민> 네, 뭐 밤사이 트위터 글을 너무 많이 올려서요. (웃음) 뭐가 중요하고 뭐가 안 중요한 것인지 사실 구별하기가 애매하죠.
◇ 김현정> (웃음) 트럼프 대통령은 방에 앉아서 트위터만 올리나 봐요. 그렇게 많이 올렸습니까?
◆ 박홍민> 그래서 미국 언론에서는 그거 다 중요하게 보지는 않고 있는 것 같아요. 소송 말씀하셨는데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겠죠. 그런데 트럼프 입장에서는 비용이 많이 들 거예요. 변호사들 많이 써야 되니까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공화당 내부에서 다음 번 선거 나가야 되는 정치인들 사이에서 비판이 많을 거예요. 그래서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잠시만요. 지금 대부분의 언론이 ‘법적 소송을 갈 거다. 연방법원까지 갈 거고 그래서 굉장히 지리한 소송전이 이어질 거다’라고 얘기하는 와중에 박홍민 교수께서는 ‘연방 대법원 소송 거기까지 가기 어려울 거다’라고 생각하세요?
◆ 박홍민> 아닙니다. 소송을 갈 가능성은 높죠. 소송은 갈 텐데 그 소송을 가는 게 결과를 뒤집을 만큼 되지는 않을 거다, 이런 거죠.
◇ 김현정> ‘소송까지 가긴 갈 텐데 결과를 뒤집을 정도가 안 될 거다’라는 말씀은 그럼 대법원에서도 이걸 기각하거나 어떤 방법으로든 트럼프 안 들어줄 거라고 보시는 겁니까?
◆ 박홍민> 우선 트럼프 손을 심지어 들어주더라도 표 차이가 그렇게 적지 않고 많은 편이어서 트럼프에게 유리한 판단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 않고요. 그게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지금 아시다시피 미시건하고 방금 전에 조지아주도 소송 낸 게 기각 당했는데 이 중요한 메시지인 거예요, 사실 시간상으로 늦었다고 미시건은 기각을 했고 조지아 같은 경우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죠.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소송을 제기하는 사람이 부정이 있다거나 불법이 있다거나 이런 문제의 증거를 제시해야지 판사가 그 소송을 들어주는 건데 증거가 없으면 아무리 트럼프에게 우호적인 연방 대법원 판사들이라고 하더라도 법과 원칙을 위배해 가면서까지 트럼프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미시건에서 내린 개표 중단해 달라는 소송이 이미 기각이 됐어요. 이건 연방 대법원은 아니고 주법원에서 그렇게 결정한 건데 그것만 봐도 ‘뚜렷한 증거 없이 말로만 뭔가 뭐 의혹이 있습니다하면 어떤 판사도 들어주기가 어렵다’ 그 말씀이에요. 그거는 연방 대법원에 가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 박홍민> 네, 지금부터 연방 대법원 갈 때까지 시간이 조금 있겠죠. 그래서 부정의 증거가 있다면 그 증거를 수집하거나 그랬으면 시간의 여유는 있겠지만 지금 나오고 있는 부정이라고 주장하는 그런 이야기들이나 그런 것들의 내용을 들어보면 특별히 그런 증거가 있는 내용이 아니고 일방적인 주장들이 많거든요. 그러니까 그게 연방법원으로 가더라도 이길 가능성도 낮고 만약에 이기더라도, 그 트럼프에게 유리한 쪽으로 재검표나 뭐 우편투표 인정 여부가 정해지더라도 결과가 뒤집힐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보는 거죠.
◇ 김현정> 표 차가 있기 때문에. 지금 말씀 들어보면 소송으로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얘기인데 소송으로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선동에 의해서 그 지지자들이 폭동을 일으킬 가능성, 이런 가능성은 남아 있죠?
◆ 박홍민> 시위는 일어나고 있죠. 트럼프 지지자들이 어제 저녁에 애리조나 피닉스에서는 총기를 휴대해서 시위대들이 행진을 하고 위협적인 시위를 했어요. 그런데 그런 시위들은 민주당 지지자들도 했죠. 뉴욕에서도 하고 펜실베이니아에서도 하고 피츠버그에서도 하고. 시위들은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게 폭력적인 시위로 넘어간다든지 아니면 폭동으로 넘어간다거나 이럴 가능성은 높지 않아요.
지금 대부분의 그 주에서 주방위군들도 지금 출동 준비가 돼 있는 상태고 뭐 경찰 같은 경우도 준비가 돼 있는 상태여서 누가 법을 위반해 가면서 폭동을 일으킨다 그러면 트럼프 지지자든 민주당 지지자든 상관없이 그거는 바로 진압될 가능성이 높고요. 소요가 일어날 가능성 자체도 크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선거 있기 전부터 ‘폭동이 일어날 거에 대비해서 상점을 닫은 곳도 있다, 총기를 미리 사놓은 사람들도 굉장히 많다’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왔는데 실제로 선거가 진행되고 나서의 분위기는 그 정도는 아닌가 보군요?
◆ 박홍민> 네, 총기를 구입한 사람은 굉장히 많이 증가해서 그건 맞는 얘기고요. 상점을 닫은 경우는 뭐 워싱턴DC라든지 뉴욕이라든가 이런 몇몇 도시에 명품관이라든가 명품 백화점이라든지 이런 곳 위주로 닫은 거고요. 일반적인 곳은 그렇게 크게 닫았거나 뭐 (운영을) 중단했거나 이러지는 않고요. 지금 분위기는 그렇게 뭐 폭동이 일어날 만큼 격앙된 분위기다 이렇게 보기는 힘들어요. 시위는 있어요. 시위는 있고 불만들은 있고 그 불만을 표시하기는 하지만 폭동까지는 굉장히 적습니다.
◇ 김현정> 다행입니다. 사실 여기에서는 그쪽에 시위가 일어나는 장면, 어떤 부분부분 장면을 우리가 보는 것이기 때문에 보도를 통해서. 굉장히 좀 크게 느껴지는 면이 있거든요. 그런데 미국에 계신 분들이 느끼기로는 뭐 폭동이 일어난다든지 사회가 대혼란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 거기까지는 아니라는 얘기예요.
◆ 박홍민> 네, 뭐 지난번 조지 플로이드 사건 있은 후로는 시위들이 많이 있었는데. TV 화면상으로 보면 폭동이 일어난 것처럼 막 약탈도 하고 그랬잖아요. 그런데 그게 미국 사람들이 현지에서 느끼기에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어요. 평상시에 일어나고 있는 뭐 작은 강도 사건? 이 정도보다도 그렇게 많이 큰 사건은 아니었거든요.
◇ 김현정> 우리가 부분부분 보여지는 화면만으로 전체를 판단하면 안 되겠다. 그리고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들고 바이든 반응 궁금합니다. 바이든, 대통령 인수위원회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이런 소식이 들리던데 그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트럼프의 이런 행동들에 대해서.
◆ 박홍민> 뭐 대통령 인수위원회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라고 하는 게 사실 저도 한국 뉴스를 통해서 들었어요. 왜냐하면 미국 언론들은 사실 거기에 전혀 관심을 안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그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라는 사실 자체도 그렇게 중요한 메시지가 아닐 거예요. 홈페이지를 테스트해 봤다거나 그런 종류의 메시지일 거고요. 바이든 쪽의 분위기는 굉장히 조심스러워요. 이길 때까지는 이겼다고 선언하지도 않을 거고요. 소송이 제기되면 그 소송에 대해서 차근차근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고요. 그러니까 굉장히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어차피 이길 거니까.
◇ 김현정> 아니, 느낌에 트럼프가 저렇게 세게 나오면, ‘이거는 우리가 이긴 거다, 불법 선거다’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오히려 바이든 쪽에서 ‘무슨 소리냐’ 하면서 승리 선언 확 해버리고 이럴 것 같은데 그게 아니에요? 조심스러워요?
◆ 박홍민> 네. 뭐 전략적으로 봤을 때도 그렇게 맞불작전을 하게 되면 민주당 지지자들하고 공화당 지지자들이 충돌할 가능성도 있고 정권이 평화적으로 넘어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고 그래서 바이든 입장에서는 어차피 개표해서 개표 결과가 당연히 자신이 이길 것으로 나오고 재검표 들어가고 소송하더라도 자기가 이길 가능성이 훨씬 높고 그런데 굳이 그렇게 뭐 강력한 메시지를 내보낸다거나 그럴 필요가 전혀 없잖아요.
◇ 김현정> 자극할 필요가 없겠군요, 그쪽 지지자들을
◆ 박홍민> 차분할 필요가 있죠.
◇ 김현정> 어차피 이길 거라는 자신감에서 차분하게. 아니나 다를까 어제 바이든이 낸 메시지를 보니까 화합에 대해서 계속 강조를 하더라고요.
◆ 박홍민> 네, 그렇죠. 화합을 강조했죠. 자기는 이제 뭐 선거 전에는 굉장히 각축전의 양태를 띠긴 했지만 결정이 되면 미국 전체의 대통령이다, 이런 메시지를 취임하기 전부터 내세우고 싶은 거죠.
◇ 김현정> ‘나는 지금은 당의 후보로 선거를 뛰고 있지만 내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 전체의 대통령이다. 나는 당을 위해서, 지지자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 전체를 위해서 힘쓰겠다’ 이런 메시지가 굉장히 인상적이던데 그뿐만 아니라 어제 그랬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내가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재가입할 것이다’ 이것도 굉장히 인상적이던데 이 재가입 그러니까 첫 번째 행동을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으로 정한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박홍민> 우선 이것의 메시지의 의미를 부연하자면 미국인들 사이에서 특히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특별한 이견이 비교적 적은 이슈예요.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는 게요. 그러니까 통합의 메시지 측면에서 본다면 지금 민주당과 공화당, 바이든과 트럼프가 대립하고 있었던 많은 이슈들이 있단 말이에요. 그 이슈들은 나중에 진짜 취임하고 나서 할 것이고, 취임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하고 있는 그런 메시지, 그러한 변화, 그런 거 위주로 이렇게 하겠다는 거죠.
그러니까 파리기후협약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미국 사람들이 미국우선주의 찬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위 얘기하는 정치인들이라든지 엘리트들이라든지 이런 사람들은 다자방식으로 강화된 동맹을 통해서 다자방식으로 가는 그런 방식을 훨씬 더 선호하고 있단 말이에요. 그런 식으로 바뀔 것이 명확하고 그리고 그렇게 될 경우에 미국이 더 유리하다고 하는 그런 공감대라고 하는 게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없지만 엘리트 사이에서는 있는데 그런 쪽으로 갈 건 분명하죠. 그런데 이제 국민들이 별로 관심이 없는 것부터 얘기하고 그걸 시작으로 국민들 통합을 내세우고 그런 식으로 차근차근 갈 것으로 보여요.
◇ 김현정> 저는 파리기후협약을 첫 번째로 재가입하겠다고 그러길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구나 이랬는데 사실 그런 이유도 없지 않겠지만 ‘공화당, 민주당 사이의 이견이 별로 없는, 갈등이 별로 없는 이슈이기 때문에 그걸 택한 것이다’ 흥미로운데요. 그러면 교수님, 시간이 걸릴지언정 바이든이 대통령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소송전까지 가더라도 바이든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큰 상황에서 바이든의 미국, 트럼프의 미국과 뭐가 다를 것 같습니까?
◆ 박홍민> 제일 중요한 건 바이든의 정부는 제 생각에는 오바마 정부 때로 그러니까 트럼프가 했던 걸 다 과거로 돌리는 거죠. 오바마 때로 돌리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요. 사실 어떻게 보면 미래를 향해서 정책을 내세우고 그러지 못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과거 회귀적이고 어떻게 보면 안 좋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민주당 지지자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잘못된 것을 돌린다. 이런 식으로 이제 인식이 되고 바이든도 그런 의지가 강한 것처럼 보이고요.
대표적인 것들이 오바마 케어라든지 건강보험 관련된 거죠. 지금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보험이 없는 사람들이 굉장히 큰 피해를 보고 있단 말이에요. 국민들 중에 60%에서 70% 이상의 사람들이 건강보험이 중요한 거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것부터 시작해서 경제 문제라든지 이런 것도 중요하게 생각할 거죠.
◇ 김현정> ‘민주당은 오바마 때로의 회귀를 정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오바마 때로 돌아갈 거다’ 그러면 전 이제 걱정이 되는 게 오바마 때 대북, 그러니까 북미관계. 안 좋았지 않습니까? 아무것도 안 했다고 우리는 그때 생각을 하는데 미국이. 그것도 그때로 돌아가는 거예요?
◆ 박홍민> 사실 그 문제가 좀 복잡하긴 한데요. 우선 제가 생각하기에는 바이든 입장에서는 국제 문제보다는 국내 문제가 훨씬 더 시급해요. 그리고 이제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국제 문제는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에 국내의 문제에 더 관심을 두고 더 정책을 추진하다 보면 국제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서 큰 변화를 꾀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 한반도 정책 같은 경우도 현 상태에서 관리될 가능성이 높아요.
◇ 김현정> 현 상태에서 그냥 관리?
◆ 박홍민> 네. 특별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거나 그렇지 않고 현재 상태에서 관리될 가능성이 제일 높아 보여요.
◇ 김현정> 현재 상태에서 그냥 관리되면 우리로서는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도 트럼프 때는 정상회담이라도, 북미 간에 정상회담이라도 하고 뭔가 결과적으로는 잘 안 됐지만 그래도 액션을 취하고 편지도 주고받고 뭔가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런 것들이 없으리라고 보시는 거예요?
◆ 박홍민> 바이든이 직접 개입해서 그런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은 좀 적어 보이지만 실무협상가들의 영향력이 증가될 걸로 보여요. 특히 국무부 내에 있는 실무 협상가들이 북한하고의 협상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얼마만큼 그 진척이 있고 아니면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여기냐에 따라서 변화의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죠. 그리고 민주당 같은 경우는 중국의 개입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단 말이에요.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실질적인 역할이 증가해서 중국이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도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죠.
◇ 김현정> 미국에 있는 박홍민 교수의 전망은 그렇군요. 여기까지 오늘 확인하겠습니다. 박 교수님, 고맙습니다.
◆ 박홍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 정치학과 박홍민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