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를 드루킹 김씨의 공범으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김 지사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닭갈비 식사', '댓글 역작업 비중' 등 항소심에서 새롭게 추가된 주장들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주목된다.
◇김경수-드루킹 공동정범인가…킹크랩 시연회 참관이 관건
서울고법 형사2부(함상훈 부장판사)는 6일 오후 2시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에 대해 항소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김 지사가 지난해 1월 30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지 약 1년 10개월 만이다.
당시 1심은 댓글조작 범행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정구속됐던 김 지사는 지난 4월 보석이 허가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 중이다.
1심과 마찬가지로 항소심에서도 김 지사가 김씨의 범행에 공모했는지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됐다. 특히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는지를 두고 특검과 김 지사 측은 치열한 법정싸움을 이어왔다. 댓글조작 범행의 시발점인 시연회에 김 지사가 참석했다면 공모했다는 데 무게가 쏠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김 지사 측은 댓글조작은 김씨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의 범행일 뿐 자신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단순히 지지자인 김씨가 '선플(우호적 댓글)운동'을 수작업으로 하는 줄만 알았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몰랐으며 따라서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한 사실 자체가 없다는 게 김 지사 측 주장이다.
◇'닭갈비 식사'도 쟁점으로 부상…식당 주인 "포장 식사 분명"
1심이 특검의 손을 들어주며 불리한 상황에 놓인 김 지사 측은 항소심에 들어서는 새로운 내용들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중 하나가 닭갈비 식사 증언이다.
김 지사 측은 2016년 11월 6일 오후 7시쯤 경공모의 사무실 '산채'를 방문해 40분~1시간 정도 포장해온 닭갈비로 식사를 한 뒤 약 1시간 동안 경공모의 브리핑을 회원들과 함께 듣고 산채를 떠났다고 말한다. 로그기록 상 이날 킹크랩 작동 시간은 오후 8시 7분~23분 사이다.
시연회는 김 지사와 김씨 등 극소수만 있던 자리에서 이뤄졌다는 게 김씨 등 경공모 회원들의 공통된 입장이고 특검도 마찬가지로 본다. 만약 김 지사 측의 주장대로 산채에서 40분에서 1시간 동안 저녁 식사를 했다면 회원 전부가 있던 자리에서 진행됐다는 브리핑과 킹크랩 시연회의 시간대가 겹치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다.
김 지사 측은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경공모 측이 해당 일에 결재한 닭갈빗집 영수증과 함께 식당 사장 A씨를 증인으로 내세웠다. A씨는 해당 영수증을 보자 "포장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시연회 전에 경공모 회원들이 해당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는 특검 측 기존 입장과는 결이 다른 내용이다.
다만 특검은 설사 포장 식사를 했더라도 김 지사가 오기 전에 먹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시연회 참관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金 "역작업도 30%25" vs 檢 "0.7%25에 불과"…공은 재판부로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와 민주당에 부정적인 댓글에 공감을 클릭한 '역작업'도 항소심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지사 측은 김씨의 범행 중 민주당에 불리한 역작업 비중이 전체 글에서 대략 30%를 차지한다며 이는 공모를 부인하는 증거라고 제시했다. 김 지사가 김씨와 공모관계라면, 김씨가 굳이 민주당에 불리한 '역작업'을 했을 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특검은 즉각 샘플링 분석 결과를 토대로 역작업은 고작 0.7%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김씨와 김 지사가 김씨 측근 도모 변호사의 센다이 총영사 건을 두고 틀어진 시점에 집중돼 오히려 공모의 증거라고 맞섰다. 이에 김 지사 측은 재차 "특검의 분석은 전체 댓글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고 재반박하며 최종 판단의 공은 재판부로 넘어가게 됐다.
재판부는 댓글조작 의혹과 함께 김 지사가 김씨가 추천한 도 변호사를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제안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심리한다. 해당 혐의 또한, 김 지사가 댓글조작 범행에 가담했다는 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만큼 결국 공모 여부의 판단에 따라 김 지사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사직 박탈 위기' 김경수 운명은?…최종결론 대법서 가려질 듯
만약 항소심에서 댓글조작에 대해서는 금고형 이상의 형을 선고하거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할 경우 김 지사는 1심과 마찬가지로 지사직 박탈 위기에 놓인다. 반면 김 지사는 두 죄명에 대해 각각 금고형 이하, 벌금 100만원 미만의 형을 선고받을 때만 지사직 유지가 가능하다.
다만 어떤 결론이 나와도 특검이나 김 지사 중 한 쪽은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종 법적 결론은 대법원에서 가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선고는 잠재적인 대권 후보로도 꼽히는 김 지사의 정치생명과도 직결돼있다. 이런 만큼 항소심에서 김 지사의 혐의를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결론 내릴지, 아니면 원심을 뒤집고 무죄 판결할지에 대해 법조계는 물론 정치권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