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더해 경찰이 구청을 상대로 마스크 구매과정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면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노조가 조사 방해" vs "비공개 질의, 심각한 직원 압박"
지난 2일 오전 11시 부산진구 마스크 구매 행정 사무조사 특별위원회(특위)는 구청 직원을 상대로 한 비공개 질의를 앞두고 있었다.
이날 질의는 지난 4월 배부한 무상 마스크를 다른 자치구보다 비싼 가격에 구매하게 된 경위를 묻기 위한 자리로, 마스크 구매를 추진했던 당시 기획조정실 소속 직원을 한 명씩 불러 질문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회의 시작 직전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진구지부 관계자들이 회의실에 들어와 질의를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당시 질의에 참석한 부산진구의회 A 의원은 "갑자기 노조 지부장 등 노조원들이 들어와 고성이 오가면서 회의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며 "회의 방식에 이견이 있다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인데, 회의 직전에 와서 갑자기 언성을 높일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특위에서 공개로 회의를 진행하니 직원들이 상급자 눈치를 보며 답변을 편안히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이들을 배려하기 위해 비공개로 한 명씩 불러 진행한 것"이라며 "질의 방식을 빌미로 특위 활동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전국공무원노조 최성욱 부산진구지부장은 "마스크 구매 관련 의혹을 해소하려는 특위 활동 자체에는 이견이 없고, 회의 직전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사과했다"면서도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대응으로 직원들이 막대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특위가 진행되는 것 자체가 부담인데 질의 방식으로까지 부담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위에 출석한 조합원들은 대부분 경력이 5년 이내인 7~8급 직원들로, 이들이 혼자서 의원들 질의를 받는 과정에서 큰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며 "주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질의라면 누구나 내용을 알 수 있도록 공개로 진행하는 게 더 적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오는 4일 의회 의장단 면담에서 이 같은 의견을 공식 전달할 예정이며, 개선이 없으면 조합원 의견에 따라 집회나 규탄 성명 등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3억 원 떼이는 등 마스크 구매과정에 의혹…경찰 내사 착수
부산진구의 코로나19 대응용 마스크 구매를 둘러싼 논란은 구청이 한 유통업체로부터 억대 대금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구는 올해 초 한 유통업체와 KF94 마스크 100만 장을 구매하기로 계약한 뒤 선금 9억 6천만 원을 건넸지만 실제로는 N95 마스크 50만 장만 공급됐고, 현재까지 선금 일부인 3억 1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난 9월 국민의힘 소속 부산진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출범한 특위는 구청이 마스크를 구매한 과정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위는 구가 또 다른 공급업체와 다른 지자체보다 비싼 가격에 석연찮은 계약을 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의 마스크 구매과정을 둘러싼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경찰도 내사에 착수하는 등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부산경찰청은 "관련 제보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구청 공무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진술을 받은 상태"라며 "이와 관련해 입건된 사람이 있다거나, 정식 수사에 착수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