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은 한 베이스 싸움" 아찔했던 LG 잘 뛰어야 이긴다

LG 트윈스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끝난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연장 13회 접전 끝에 키움 히어로즈를 4대3으로 누르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끝난 2020시즌 KBO 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LG 김현수는 양팀이 2대2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내야안타를 쳤다. 여섯 타수 만에 기록한 첫 안타였다. LG는 승부수를 걸었다. 최장 15회까지 승부가 이어질 수 있었음에도 김현수를 대주자 신민재로 교체했다.

채은성이 때린 잘 맞은 타구가 키움 2루수 에디슨 러셀의 정면으로 갔다. 러셀은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은 뒤 빠르게 1루로 송구했고 이미 스타트를 끊은 신민재의 귀루가 늦어 병살이 됐다.

키움이 13회초 1점을 올려 3대2로 앞서나간 가운데 LG는 13회말 1사 2루 동점 기회를 만들었다.

김민성이 우측 방면 잘 맞은 타구를 날렸고 키움 1루수 박병호가 점프해 공을 잡아보려고 했지만 높이가 살짝 부족했다.

2루주자 이형종이 충분히 홈까지 들어올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이형종은 타구가 박병호에게 잡힐 수 있다는 생각에 멈칫했고 3루 진루에 만족해야 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연장전 승부처에서 나온 두 차례 주루 실수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류중일 감독은 "3루 코치를 오래 했는데, 내야수 키를 벗어나지 않는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나오면 선수들에게 항상 멈추라고 한다"고 전제를 깔았다.


류중일 감독은 먼저 신민재의 주루사에 대해 "그 장면에서는 공이 뒤로 빠진 다음 2루로 갔어야 했는데 주자가 그러지 못했다.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형종의 플레이에 대해서는 "조금 애매했다"고 평가했다. 홈으로 들어오지 못한 건 분명 아쉽지만 주자 입장에서 과감한 선택을 하기에 다소 위험 부담이 있었다는 것이다.

류중일 감독이 가장 아쉬워 했던 주루 플레이는 따로 있다.

LG는 앞선 연장 10회말 1사 후 4번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볼넷으로 나가자 대주자 김용의를 투입했다.

연장 승부가 얼마나 길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4번타자를 교체하는 것은 과감한 승부수였다. LG는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키움 마무리 조상우가 내려간 틈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형종이 좌측 선상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키움 좌익수가 쫓아갔지만 공은 야수 바로 앞에 떨어졌다. 이때 1루 대주자 김용의는 과감하지 못했다. 타구가 야수에게 잡힐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지 3루 진루를 주저했다.

끝내기 득점이 가능한 상황에서 1사 1,2루와 1,3루는 하늘과 땅 차이다. 무엇보다 폭투로 인한 끝내기 위험이 있기 때문에 투수 입장에서는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 구사가 어려워지고 이는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LG는 10회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김용의가 3루까지 못 갔는데 타구 판단을 왜 그렇게 해서 3루까지 못 갔을까. 갔어야 했다"며 아쉬워 했다. 만약 LG가 키움에게 졌다면 주루 플레이가 패인 중 하나로 여겨져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래도 LG는 연장 13회말 접전 끝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끝냈다.

신민재의 끝내기 안타가 나오면서 4대3으로 승리했다. 단기전에서 승리보다 중요한 건 없다. 하지만 가을야구를 계속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숙제를 확인했다. 단기전에서 주루 플레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긴장감 높은 실전을 통해 새삼 깨달았다.

류중일 감독은 "큰 경기에서는 한 베이스를 더 가고, 한 베이스를 안 보내주는 야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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