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탁, 탁…' 지진 잔해속 돌로 위치알린 네자녀 터키 엄마

"무너진 아파트 잔해 두드려 위치 알려…매몰된 실종자 아직도 많아"
에르도안 대통령 "885명 부상, 잔해 더미서 103명 구조"

"탁, 탁, 탁."

지난 30일(현지시간) 오후 3시께 터키 서부 이즈미르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네 자녀와 함께 갇혔던 38세 여성이 23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1일 보도했다.

11살짜리 쌍둥이, 7살짜리 아들, 3살배기 딸과 함께 무너진 아파트 잔해에 갇혔던 세헤르 페린첵(38)은 구조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쉴새 없이 무너진 잔해를 두드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결국 이 소리는 들은 수색구조대원들은 잔해를 걷어내고 무너진 건물 안쪽으로 들어갔고 페린첵의 목소리를 흐릿하게나마 확인했다.

7.0 강진의 충격에 아파트가 무너져 내린 지 20시간 만이었다.

그리고 구조대는 3시간의 노력 끝에 그녀와 두 자녀를 잔햇더미에서 꺼냈다.

구조대원 쳄 베하르는 "페린첵은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리기 위해 돌을 두드리고 있었다"면서 "세 시간 동안 소통한 끝에 그를 구조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페린첵과 자녀 두 명은 23시간 만에 잔해더미에서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다른 자녀 중 한 명은 안타깝게도 숨진 채로 발견됐고 한 명은 아직 실종상태다.

같은 지진으로 무너진 7층짜리 아파트에 갇혔다 30분 만에 구조된 오구즈 데미르카피(48)는 "처음엔 숨을 쉴 수가 없었다"면서 "아직 무너진 건물에 20명은 갇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인 구조대를 이끄는 무라트 보즈는 "과거 187시간 만에 생존자를 찾은 적이 있다"면서 "수색구조작업은 이제 시작일 뿐이며, 쉴 틈 없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피해 현장을 방문해 "현재까지 37명이 목숨을 잃었고 885명이 다쳤으며 103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그리스 사모스섬에서도 10대 2명이 숨져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총 39명이며, 이재민 수천 명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지질조사국(USGS)과 터키 지질 활동 관측기구 칸딜리관측소는 이번 지진 규모를 각각 7.0, 6.9로 관측했다.

진원지는 터키 서부 이즈미르주(州) 해안에서 지척인 사모스섬에서 북쪽으로 약 14㎞ 떨어진 곳이었다.

이즈미르와 사모스섬 일부 해안 지역은 지진에 따른 해일로 침수됐으며, 사망자 중 1명은 지진을 피해 도망가다 파도에 휩쓸려 익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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