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호의 개방에 따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 등 당 밖의 잠재적 후보군을 끌어들일 구심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국민 100%25 경선 의견도…당 밖 후보군 구심점 작용할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기자들과 만나 '100% 국민 경선' 가능성에 대해 "경선준비위에서 논의 중에 그런 이야기도 나왔는데, 그러면 당원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느냐는 문제도 있어 적절한 타협선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경선준비위는 전날 회의에서 '국민 50%, 당원 50%'의 기존 경선 방식에서 국민 비율을 70~80% 늘리는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 100% 경선 의견도 나왔다.
당 밖 유력 주자는 물론 이른바 '꿈틀이'로 불리는 이들까지 끌어들여 경선판을 키울 경우 반문 성향의 중도층을 결집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지만, 관건은 당사자들의 의사다.
안철수 대표는 그동안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다"고 일축해왔다.
야권 연대와 통합을 두고 김종인 위원장과 연일 긴장감도 이어왔다. 김 위원장은 "또 나오겠느냐"는 말로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회의적 반응을 보여왔다.
대신 최근 안 대표 주변에서 "출마를 원천적으로 배제하지 않는다"는 발언이 나오기도 하고, 안 대표의 후원회장이었던 최상용 전 주일 대사가 김종인 위원장에게 전화로 안 대표의 출마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종인-안철수 신경전에 대해 "밀고 당기기의 측면이 크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오만'과 '뻔뻔'이라는 단어를 동원해 민주당을 비판한 금태섭 전 의원을 향해 야권은 러브콜을 보낸다. 김종인 위원장은 그를 "한번 만나 볼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제 3지대를 열기에는 세력이 부족해 보이는 금 전 의원을 향한 손짓이다.
다만, 금 전 의원이 밝힌 탈당의 이유 가운데는 "충정과 진심을 담은 마지막 항의"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그는 국민의힘을 "민주당보다 더 많이 반성해야 할 당"이라고도 했다.
금 전 의원이 저서에서 안철수 대표의 소통 문제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둘의 재결합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 책의 제목은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이다.
◇위기감 속 자생론…朴·MB 사과는 '빅텐트' 포석될까
총선 참패에 이어 서울시장 선거는 당의 존립을 걱정해야 할 기로라는 위기감 속 자생론 목소리도 강하다.
국민 경선의 비중을 높이는 시나리오는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당내 인사를 깜짝 주자로 키우거나 거물급 등판을 위한 무대가 될 수 있어서다.
이른바 '박원순 모델'처럼 2단계 경선을 가정한다면 보수-중도의 힘대결이 펼쳐질 수 있고, 당의 유력후보가 갖는 상징성이 커진다.
국민의힘은 30일 부산 해운대를 찾아 '시민 후보찾기 공청회'를 열었고, 오는 6일 서울에서도 개최할 예정이다.
김종인 위원장이 예고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사과 역시 '야권 빅텐트'의 포석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권의 혁신 경쟁을 국민의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한 과제로 제시해왔던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포럼에 나와 "광화문 20만표 얻으려다 200만표가 날아간다"고도 발표자료에 썼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민주당 의원 신분으로 작성한 이는 금태섭 전 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