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WTO 사무총장 결선 득표 뒤져…나이지리아 후보 유력

미국은 나이지리아 후보 비토…WTO "합의과정 거쳐 다음달 9일 선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사진=연합뉴스)
첫 한국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하고 있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8일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뒤처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아직 전체 회원국의 합의를 도출하는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미국 등 그동안 한국을 지지해준 국가들과 협의를 거쳐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지만, 상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산업부는 28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소집된 WTO 회원국 대사급 회의에서 데이비드 워커 WTO 일반이사회 의장은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WTO 사무총장 선출 결선 라운드에서 더 많은 득표를 했다고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WTO 일반이사회 의장은 최종 선출을 위해 향후 전체 회원국의 컨센서스 도출 과정을 거쳐 합의한 후보를 다음달 9일 개최되는 특별 일반이사회에서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추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산업부는 덧붙였다.

정부는 유본부장의 WTO 사무총장 선출 결선 라운드 결과를 토대로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WTO 규정상 선호도 조사에서 더 낮은 지지를 받았다고 해서 바로 레이스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유 본부장으로선 WTO의 제안대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사무총장이 될 수 있도록 후보직을 사퇴하거나, 마지막 절차인 회원국 협의에서 역전을 노리며 더 버티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표 차가 당초 정부 예상보다 커 오래 버티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총 163개 회원국(자체 투표권 없는 유럽연합 제외) 중 104개국 지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관례로 그 정도 표 차이면 뒤집기가 힘들지만, 그동안 우리를 지지해온 미국 입장도 있어 사퇴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사무총장 선거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왔다.

실제로 미국은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WTO 대사들의 핵심 그룹 가운데 하나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WTO에서 영향력이 큰 강대국 입장이 중요한 상황에서 그동안 유명희 후보를 지지해온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비토함에 따라 유 본부장은 일단 시간을 벌게 됐지만, 그렇다고 전체 회원국을 설득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유럽연합(EU)은 선호도 조사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했으며, 외교가에서는 일본이 그간 유명희 본부장 낙선을 위해 물 밑에서 움직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

WTO에서 미국과 대척점에 선 중국은 어느 후보를 지지했는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어 오콘조이웨알라 편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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