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를 중심으로 한 조정장세, 미국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 등은 물론 대주주 요건을 3억원 이상으로 낮추는 정부 정책도 이같은 투자심리 위축의 큰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이다.
◇진격의 동학개미 1월~9월 연속 순매수
실제로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개인의 순매수액은 45조 3536억원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7조 4117억원과 20조 8657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개인은 13조 4466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 375억원과 7조 8524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외국인과 기관이 팔아치운 주식을 개인이 받아내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월별로 살펴보면 코로나19 사태로 코스피 지수가 1450선까지 내려앉았던 지난 3월에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모두 11조 1869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같은달 12조 555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4월 3조 8124억원, 5월 3조 7835억원, 6월 3조 8144억원, 7월 2조 2389억원, 8월 6조 1708억원, 9월 4조 9663조원을 각각 순매수하는 등 1월에서 9월까지 빠짐없이 순매수 행진을 벌였다. 코스닥 시장도 마찬가지다.
◇10월 들어 1조원 넘게 순매도 '투심 위축'
이번달 들어 17거래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한 날은 6일에 불과하다. 남은 2거래일 동안 매수세가 급격히 커지지 않는한 올해들어 처음으로 이번달은 순매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데는 다양한 원인이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그동안 주가 상승을 견인했던 성장주가 지난달부터 조정장세에 진입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오던 지수가 지난 2달여 동안 박스권에 갖히며 상승동력을 찾지 못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개별 종목 이슈도 개인의 순매도 전환에 한몫했다. 예를들어 9월 초까지만 해도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이었던 LG화학은 지난달 중순 '물적분할'을 발표하면서 개인투자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물적분할 발표 이후 개인은 해당 주식을 8811억원 순매도했다.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도 개미들이 국내 주식시장과 거리를 두는 이유로 꼽힌다. 대선 이후 미중무역전쟁의 향방도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3억원 대주주 강행시 연말 패닉장 올까?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특정 종목의 주식을 3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으로 보유한 개인투자자는 모두 8만 861명으로 전체의 1.5% 정도에 불과하지만 보유액은 전체 개인투자자 보유액의 10% 정도인 41조 5833억에 달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대주주 요건 강화를 강행할 경우 새로 대주주로 편입되는 투자자는 물론이고 다른 개인투자자도 주가 하락 불안감에 주식을 매도하게 돼 지수가 폭락하는 패닉장이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실제 대주주 요건이 지난 2013년 이후 하향 조정되는 과정에서 연말마다 3~5조원 가량의 개인투자자 순매도 물량이 쏟아졌으며, 올해는 순매도 규모가 9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자본시장연구원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특별위원회는 28일 "(대주주 범위 확대로) 주식거래에 불필요한 변동성을 초래하고, 투자자의 주식 거래 형태를 왜곡시켜 조세 회피를 위한 거래비용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히며 대주주 요건 강화 조치 유예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