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박병희)은 이날 공주시 중동 충남역사박물관에서 '충남인의 100년 전 생활상 특별사진전'의 막을 올렸다. 특별전은 다음 달 29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특별전은 충남 논산 출신으로 언론계에 몸담았던 임연철 박사가 '이야기 사애리시'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미국 드루대 감리교 문서보관소 현지 조사를 통해 다량의 충남 관련 사진 자료 등을 발견함에 따라 마련됐다.
사애리시 여사는 1900년부터 39년 간 공주를 비롯한 충남에서 활동한 캐나다 출신 감리교 선교사로, 실제 이름은 앨리스 H. 샤프(1871∼1972년)다.
사애리시 여사는 천안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중 10대 중반의 유관순 열사를 만나 공주 영명학교에서 교육을 받게 한 뒤 서울 이화학당으로 편입시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전시 작품은 1900년대 초반 사애리시 여사를 비롯한 미국 선교사 등이 충남에서 활동하며 촬영한 사진 중 일부다.
임 박사가 드루대 자료 열람 중 휴대전화로 재촬영한 사진과 연구원이 드루대에서 직접 받은 원본 스캔 디지털 사진 등 120장으로, 대부분 이번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915년 7월 영명학교 여학생과 교사가 함께 찍은 사진이다.
1902년에 천안에서 태어난 유 열사는 13세인 1914년 공주 영명학교에 입학해 2년간 다니다 1916년 이화학당 보통과 3학년에 편입한다.
연구원은 이 사진 속에 유 열사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촬영 시기와 유 열사의 영명학교 재학 시기가 겹치기 때문이다.
사진 속에 유 열사의 영명학교 입학과 이화학당 편입을 추천한 사애리시 여사가 있는 것도 그 근거로 꼽힌다.
박병희 원장은 "1915년은 일반인이 사진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시기로, 단체 사진 촬영에 재학생 전원이 참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마침 이 해는 유 열사가 영명학교에 재학하던 때"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형복을 입은 유 열사의 얼굴과 사진 속 학생들 얼굴을 대조한 결과 '유 열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있다'는 답변을 전문가한테서 들었다"며 "그러나 10대 중반에는 얼굴과 체형 변화가 크기 때문에 두 사진 비교만으로는 특정 인물을 유 열사로 지목하고 공개하기에는 곤란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료되면 미국 드루대에 연구진을 보내 유 열사의 사진을 추가로 발굴할 계획이다.
이번 특별사진전에는 1919년 2월 15일 공주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행사, 마을 입구 장승·솟대·서낭당, 굿하는 모습, 공산성 공북루, 공주 옛 충남도청 정문 금남루, 논산 관촉사와 석조미륵보살입상, 볍씨 부리는 농민, 새참 먹는 농민, 벼 타작하는 농민, 압록강 인근에서 통나무를 실어 나르는 마차 등 120점이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