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종합대학은 인터넷 사이트 '룡남산'을 통해 이 대학 정보과학부 연구집단이 한글의 형태학적 특징을 이용하고 중첩신경망(CNN) 기술을 적용해 필기체 인식 기술을 개선한 문자 분류기를 개발했다고 27일 소개했다.
CNN은 사람의 시신경 구조를 모방한 기술로, 최근 가장 주목받는 AI 방식인 심층학습(Deep Learning)에 사용되는 주요 기술이다.
대학은 이 기술을 적용한 문자 분류기가 96.8%의 인식 정확도를 보여 기존 분류기와 견줘 오류율을 19.5% 줄였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최근 각 대학에 인공지능 학과를 개설하는 등 AI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최근 각 대학에 인공지능 학과를 새로 설치하는 등 학문 구조를 '지식경제 시대'의 요구에 맞게 갖추기 위해 역량을 집필하고 있다고 지난 5월 보도했다.
AI와 관련한 기술 개발 성과도 김정은 국무위원장 취임 이후 눈에 띄게 강조하고 있다.
작년에는 김일성대가 만든 얼굴 인식기를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했고, 올해 들어서도 국가과학원의 수력터빈발전기 진동감시 분석체계와 평양교원대학의 교육용 로봇, 평양컴퓨터기술대학의 도로포장 설계지원체계 등 AI 성과를 내세웠다.
지난 7월에는 김일성대가 다국어 통역기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하는 등 아직 완성되지 않은 사례도 선전하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AI 기술 성과를 전면에 내걸고 교육 체계도 첨단 기술에 맞춰 개편하는 것은 대북 제재 속에서 선진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자립경제를 꾀하는 정책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위원장의 교육 관련 '업적'을 소재로 한 소설이 최근 출간되는 등 교육을 김 위원장의 주요 성과로 선전하는 과정에서 AI도 그중 하나로 포장하려는 모양새다.
그러나 북한이 기술적으로 낙후된 것을 고려하면 최첨단 기술에 속하는 AI 역량도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실제로 김일성대는 이번 필기 인식기를 소개하면서 "언어적 특성을 고려한 신경망의 특수한 구조를 필기 문자 인식에 도입하기 위한 시도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지만, CNN을 이용한 필기체 인식 연구는 이미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뤄진 것이다.
다만,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군사 목적의 북한 AI 개발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등 북한이 AI를 이용한 무기 체계를 개발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