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양양지역 관광 해변. 낙산해변을 따라 정암해변 곳곳에는 겹겹이 쌓인 해양 쓰레기더미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성인 어른 무릎 위는 거뜬히 넘을 정도로 쌓인 해양쓰레기가 백사장에 짙은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지난달 초 제9호 태풍 마이삭에 이어 10호 하이선의 영향으로 백사장에 몰려온 쓰레기를 아직 치우지 못한 까닭이다.
밑동을 드러낸 나무들로 뒤섞인 해양쓰레기들 사이로 관광객들은 힘겹게 발을 내디디고 있었다. 양양군은 응급복구 차원에서 해변에 뒤덮인 쓰레기를 긁어 모아놨지만, 예산부족 등 이유로 반출하지 못했다. 연이은 태풍으로 양양지역에서 발생한 해양쓰레기는 5천여 t인 것으로 파악됐다. 동해안 전체로 파악하면 2만 6백여 t에 이른다.
캠핑을 즐기러 왔다는 김모(43.서울)씨는 "해양쓰레기가 그나마 없는 곳을 찾아 텐트를 쳤다"며 "여력이 안 되는 건지 코로나 때문에 일부러 안 치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바다를 보러온 건데 해양쓰레기가 워낙 많아 좀 놀랐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광객 서모(35.수원)씨는 "머리를 식히려고 어제저녁에 양양으로 와 바다는 오늘 처음 보는 건데, 처음 본 바다 풍경이 해양쓰레기여서 실망스럽기도 하고 오히려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 같다"며 "빨리 치워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양양군 관계자는 "해양쓰레기 처리를 위한 재해복구비 확보에 시간이 걸려 작업이 늦어졌다"며 "쓰레기 처리에 필요한 11억 5천만 원을 전액 국비로 확보한 만큼 이번 주 중으로 업체를 선정해 다음 달 말까지는 처리를 모두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