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당 반발 관심없다. 재보선에 총력"…朴·MB 연내 사과 시사
김 위원장은 '친김종인'으로 불릴 당내 측근 세력이 없는 원외 인사다. 임기도 한시적이다. 내년 4월 재보선이라는 시험대에 직접 올라가야 하는 처지다.
김 위원장은 21일 "지금 솔직히 말해서 내년 4월 7일 재보선에 모든 정력을 쏟아야 하기 때문에 다른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중진이 비대위 종식을 주장하거나 곱셈의 정치를 명분으로 한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요청을 하자 "글쎄, 관심 없다", "생각해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당내 반발로 시점을 미뤘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에 대한 사과 표명 강행을 시사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과거를 명확하게 청산해야 한다는 데 변함이 없다"며 "연내에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CBS노컷뉴스와 통화한 당 의원들은 '김종인 독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포스트 김종인'의 대안도 없고, 당장 후보 인물난에 허덕이는 상황을 당의 난제로 꼽았다.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비판은 좌클릭으로 평가되는 행보와 발언을 겨냥한다. 국회의장 출신 보수 원로인 박관용 당 상임고문단 의장이 지난 20일 "야당은 비판적이어야 하는데 야당이 그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김 위원장 면전에 쓴소리를 했다. 김 위원장은 창밖을 내다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막바지에 다다른 21대 첫 국정감사를 계기로 의원들 불만도 팽배해지고 있다. 정권 평가의 무대인 만큼 '야당의 시간'으로 불리지만, 뚜렷한 성과도 당 지지율 상승도 없어서다.
거대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으로 증인 채택 등에서 번번이 난관에 부딪혔다고 원인을 꼽는 의원들 목소리가 나온다. 원구성 협상 당시 7개의 야당 몫 상임위원장 배분 거부는 김 위원장의 결정이었다.
재분배 논의마저 김 위원장이 "이러다가는 비대위를 더 끌고 가지 못할 수도 있다"며 반대하자 중진들 불만이 팽배해졌고, 국감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초재선들의 볼멘소리도 있다.
이날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했던 홍문표 의원은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언급하며 "야당의 존재가치는 무엇인가. 김봉현(라임 사태의 핵심인물) 한 사람도 못 불러내는 것은 우리들의 무능력"이라고 자조했다.
그러자, 연석회의에 참석한 정진석·박진 의원을 중심으로 "내년 4월 재보선 등 엄중한 상황을 앞두고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더 힘을 응집하겠다"는 결론을 내놨다. "당내 갈등은 건강한 것"이라는 입장도 당 대변인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중진들의 발언 때 별다른 반응 없이 앉아서 듣기만 했다고 한다. 딱 한 마디 "나는 내 할 일만 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