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2012년 고기를 먹다 목이 막혀 질식하며 뇌 손상을 입은 39살 네덜란드 남성이 최근 수면제 졸피뎀을 먹은 후 20분 만에 다시 걷고 말하고 먹을 수 있게 됐다.
의학 전문지 코텍스에 리처드라고만 소개된 이 남성은 그동안 질문에 눈을 깜빡이며 반응할 뿐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음식도 튜브를 통해 먹었다.
의사들은 리처드의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지만, 수면제가 혼수상태 환자를 깨웠다는 여러 연구 논문을 근거로 마지막 희망을 걸고 그에게 졸피뎀의 투약을 결정했다.
졸피뎀을 먹은 리처드는 20분 후 간호인의 도움을 받아 걷고 10년 가까이 아들의 목소리를 못 들었던 그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으며, 간편식을 주문해 먹었다.
간호사에게는 휠체어를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물었다.
졸피뎀은 그러나 먹은 후 한번에 2시간 동안만 정상 상태를 유지하게 해줬으며 5일 연속 복용하면 내성 때문에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의사들은 리처드가 뇌 손상을 입은 후 정신 기능이 떨어지며 뇌가 신체의 움직임과 언어, 먹기 등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는데, 졸피뎀이 리처드의 정신과 신체의 제어능력을 높여준 것으로 분석했다.
리처드의 뇌는 2012년 손상 후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려 할 때마다 감정 과부하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졸피뎀이 리처드에게 내성을 보임에 따라 약의 복용 시점을 조절해 수면제가 뇌의 기능을 억압하기보다는 서서히 회복시켜 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리처드에게 2~3주 간격으로 졸피뎀을 제공하는 등 투약 시기를 제한한다는 생각이다.
과거에도 전 세계적으로 혼수상태에 있던 환자가 수면제를 먹고 일시적으로 정상을 회복했다는 보고는 있었다.
네덜란드 의료진은 이번 리처드 치료를 계기로 수면제를 이용해 정상 상태로 영원히 회복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