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10월 19일
■ 진 행 : 정관용(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故 한진택배 노동자의 동생
◇ 정관용> 올해 벌써 10명의 택배 노동자가 쓰러졌다. 고인이 되신 택배 노동자의 동생 잠깐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여보세요?
◇ 정관용> 형님은 택배 노동자로 얼마나 일하셨어요?
◆ 택배 노동자의 동생> 한 1년 한 2~3개월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자주 통화하셨다고 제가 듣고 있는데 일이 힘들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었나요?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전화통화는 자주 한 편이었고요. 또 맨날 전화해서 항상 똑같은 말만 했었지만 바쁘다.
◇ 정관용> 바쁘다.
◆ 택배 노동자의 동생> 항상 바쁘다 했어요. 오전에 전화해도 바쁘다, 오후에 전화해도 바쁘다, 저녁에 전화해도 바쁘다. 항상 이런 식의 통화만 짧게짧게 했었죠.
◇ 정관용> 보통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일하신 거라고 알고 계세요?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제가 알기로는 6시쯤에 아마 나가는 걸로 알고 있었고. 집에 들어와서 제가 한번은 늦게 10시 넘어서도 전화를 한 적이 있었었는데 그때도 배송 중이다, 아직 집에 못 갔다, 나중에 얘기하자 이런 식의 통화였죠.
◇ 정관용> 바로 며칠 전에는 새벽 4시 반이 돼서도 이제 끝났다, 이제 집에 가면 5시다 이런 문자를 보냈다고 해요, 동료한테. 그처럼 밤을 새며 일한 경우도 많았던 거 아닌가요?
◆ 택배 노동자의 동생> 그 부분에 대한 정확한 시간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도 문자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을 하고 형 장례를 다 치르고 하기는 했지만 경황이 없어서 좀 늦게 확인을 했지만 그걸 보고 참 동생으로서 좀 많이 안타까웠죠. 형에 대한 마지막 문구가 또 너무 여러 가지 의미들이 좀 함축돼 있는 것 같기도 해서 안타까운 마음과 좀 미안한 마음도 있고. 지금 생각해도 조금 제가 좀 마음을 다잡기에는 약간 그 문구들이 자꾸 생각이 나서. 지금 그런 상황인 거죠, 제가.
◇ 정관용> 회사 쪽은 이렇게 말하네요. 고인이 평소에 지병이 있었다, 그로 인한 사망이다라는 입장인데 뭐 지병이 있으셨나요?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제가 사실 어제 지병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알고 싶어서 사전을 한번 검색을 했었어요. 그런데 지병이 있었다. 지병이 있었다라고 하면 고인은 그걸 인지를 하고 병원을 갔거나 약을 먹었거나 했어야 되는 거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택배 노동자의 동생> 그런데 저는 제가 얼마 전에, 며칠 전에 형 장례 치르고 나서 형 집 정리도 하고 대충이지만 은행 거래내역도 문자로 온 것도 확인을 좀 해 보고 했는데 전혀 그런 게 없어요. 흔한 감기약 하나도 안 나온 집에서, 고인의 집에서 가족도 모르는 지병이 있을 수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있지도 않은 얘기들을 갖다가 허위로 허구로 자꾸 이렇게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대해서 많이 화가 나죠. 저 유족 입장에서는. 지금 어머니 또한 지금 정신을 약간 좀 많이 지금... 상태가 많이 좋지는 않으세요.
◇ 정관용> 그렇죠. 불안정하시겠죠.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아들 보내고 나서 어머니도 지금 병원 다니시고 하는데. 어머니 또한 그래요. 형이 지병이 있었으면 약이라도 먹어야 될 텐데 그런 것도 전혀 없는 사람을 지병이 있었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제가 봤을 때는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나. 또 그건 살아 있는 유족에 대한 그건 또 아닌 것 같다라는 얘기를 저도 아까 회견 끝나고 말씀을 드렸었어요.
◇ 정관용> 그리고 또 회사 쪽은 고인이 평소 배달물량이 동료들보다 현저히 적었다, 200개 미만이다라고 말하는데 또 오늘 고인이 동료한테 보낸 메시지 내용을 보면 420개 들고 나왔다 이런 메시지가 있다고 하거든요. 이건 어떻게 봐야 됩니까?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제 입장에서는 그래요. 형이 420개를 맨날 배송하지는 않았겠죠. 그렇게 하면 할 수도 없고 사람이 뭐 기계도 아니고 맨날 400 이런 물량을 할 수도 없는 거지만 제가 아까 회견장에서도 말씀드렸지만 200개는 결코 작은 물량이냐, 그렇게 따지면. 그런데 형은 420개를 들고 나와서 그 새벽 4시 이후까지 배송을 하면서 그것조차도 420개조차도 다 못 돌리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그리고 그다음 날은 보면 형이 캘린더에 수량을 적어놓은 게 있어서 확인을 했더니 그다음 날에는 백 몇 개로 수치가 확 줄었잖아요.
◇ 정관용> 잠 한숨 못 잤으니 어쩔 수 있겠습니까?
◆ 택배 노동자의동생> 그러니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그런 거예요. 한진에서는 어떤 통계를 가지고 해서 200개 내외다라고 언론에 보도가 되고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 또한...
◇ 정관용> 알겠어요. 회사 측에 한마디 그리고 정부를 향해 한마디 하시죠.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일단은 지금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이 건에 대해서 저는 차후에 이제 발생을 하면 안 되겠죠, 이런 일들이...
◇ 정관용> 그럼요.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저는 어쨌든 형이 고인이 돼서 편하게 잘 갔다라고 하면 저는 그걸로 된 건데 일단은 지금 너무 환경 개선해야 되는 부분들과 금전적인 것들이 아무래도 조금 적용이 되겠죠. 택배기사분들이 물량을 많이 하면 그만큼 많이 벌어간다라는 그런 인식이 좀 있는 것 같은데 일단은 그런 것들, 환경 개선과 금전적인 것들이 개선이 돼야 된다고 보고요.
◇ 정관용> 그렇죠.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저는 일단은 한진 쪽에서 유포한 이런 기사들을 저도 보고 나서 화가 많이 나 있는 상태니까.
◇ 정관용> 지병이 있었다, 이런 거.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있지도 않은 얘기들을 자꾸 하니까 저는 그거에 대해 좀 억울한 입장인 거죠.
◇ 정관용> 정부는 지금의 이 구조,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이런 죽음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 말씀이시네요.
◆ 택배 노동자의 동생> 그렇죠. 아무래도 개선을 해야 하지 않나. 계속 이렇게 지금 사망사건이 나오고 있으니까 구조적인 그거에 대한 걸 개선을 해서....
◇ 정관용> 그러니까요. 바꿔야죠. 말씀 잘 들었습니다.
◆ 택배 노동자의 동생> 감사합니다.
◇ 정관용> 고 택배 노동자의 동생, 익명으로 연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