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찰청은 44년 전 실종돼 미국으로 입양된 윤상애(47)씨가 친모 이응순(78)씨와 지난 15일 극적으로 상봉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선 경찰청 실종자가족지원센터에서 비대면 화상통화로 이뤄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윤씨는 1976년 6월쯤 외할머니와 함께 외출했다가 실종됐다. 당시 윤씨는 세 살이었다. 윤씨는 같은 해 12월쯤 미국으로 입양됐다.
그로부터 40년 후인 지난 2016년 윤씨는 친부모를 찾기 위해 국내에 입국해 유전자를 채취했다. 마침 친모 이씨 또한 2017년 경찰서를 방문해 유전자를 채취했다.
정확한 친자관계 확인을 위해서는 두 사람의 유전자를 다시 채취해야 했다. 하지만 이미 미국으로 귀국한 윤씨와 연락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유전자 채취를 위해서는 윤씨가 다시 국내에 입국해야 했기 때문에 최종 확인은 계속 지연됐다.
그러던 중 올해 1월부터 '해외 한인입양인 가족찾기' 제도가 시행되면서 유전자 재채취 절차는 급물살을 탔다.
경찰청·외교부·보건복지부가 합동으로 시행하고 있는 이 제도는 가족을 찾고자 하는 한인입양인이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입양정보공개 청구를 신청, '무연고 아동'임이 확인되면 '재외공관'을 통해 유전자를 채취할 수 있다. 채취된 유전자 검체는 외교행낭으로 경찰청에 송부돼 국내에 있는 실종자 가족의 유전자 정보와 대조된다.
친모 이씨는 "끝까지 딸 찾기를 포기하지 않아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며 "이 소식이 다른 실종자 가족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윤씨 또한 "어머니와 언니를 찾게 돼 정말 기쁘다"며 "앞으로 자주 만나고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직접 상봉할 예정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장기실종자 발견은 실종자 가정만의 문제가 아닌 온 국민의 염원이 담긴 숙원과제"라며 "이번 상봉이 더 많은 실종아동을 찾게 되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 앞으로도 경찰은 장기실종아동 발견을 위해 다양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