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지난 8월 본인이 소유한 경기 의왕 아파트를 9억 2천만원에 팔기로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정부의 1주택 정책에 맞춰 다주택자인 고위공직자들이 보유하던 주택을 판매하던 흐름에 따라, 세종시에 분양권을 가진 홍 부총리도 의왕 아파트를 내놓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새 집주인은 잔금 납부도, 등기 이전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전세 계약이 만료되면 인근 지역으로 이사하려던 기존 세입자가 임대차3법의 여파로 전셋값이 올라 새로 이사할 집을 구하지 못하자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계속 살기로 했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 사례의 경우 만약 기존 집주인인 홍 부총리가 실거주하려 했다면 집주인의 실거주 의사가 우선하기 때문에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경우 홍 부총리가 아직 집을 보유한 상황에서 이뤄진 세입자의 계약갱신 청구는 나중에 집주인이 바뀌더라도 유효하기 때문에 새로운 집 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살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의왕은 지난 6.17 부동산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됐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 소재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6개월 이내에 소재지로 전입해야 한다.
홍 부총리의 아파트를 매수한 새 집주인은 세입자의 거주 의사로 전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출도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만약 홍 부총리가 기존 세입자의 갱신청구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아파트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면, 새 집주인에게 손해배상을 해야할 수도 있다.
의왕시 아파트 처분이 어려워졌만, 홍 부총리가 보유하고 있는 세종시 분양권도 처분하기 쉽지 않다. 세종시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최근 마포 전셋집 주인이 본인이 실거주하겠다며 내년 1월 전세 만기를 앞두고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리는 지난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전셋집을 구했는지 묻자 "아직 구하지 못했다"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