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펀드 사기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정관계 등을 상대로 한 로비는 모두 김 대표가 주도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15일 CBS 노컷뉴스 취재 결과, 김 대표는 옵티머스 펀드를 기획하고 설계한 유 고문에게서 초창기부터 사기 행각에 필요한 위조 문건을 수시로 전달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건은 유 고문이 옵티머스의 다른 운영진을 뛰어넘고 김 대표에게 직보(直報)했다고 전해졌다.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의 핵심 피의자 측 관계자는 "모든 서류는 유 고문이 만들어서 김 대표에게 갖다 줬다"며 "전달할 때는 반드시 밀봉을 하는 방식으로 밑에 직원들이 의심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고문이 옵티머스 펀드 사기의 시스템을 고안했지만 그걸 대범하게 승계한 사람은 바로 김 대표"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초창기부터 펀드 사기 계획을 면밀하게 챙겼으며, 이후에도 범행을 주도해왔다고 의심되는 증언이다.
이는 '펀드 초기 설계는 유 고문이 했고, 그 뒤에는 2대 주주인 이동열 이사와 윤석호 이사에게 자신이 속은 것'이라는 김 대표의 주장과 배치된다. 김 대표는 현재도 옵티머스를 규정에 맞게 운용했고, 본인 선에서 법을 위반한 건 없다는 입장이다.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도 김 대표가 주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핵심 피의자 측 관계자는 "로비는 김 대표가 전적으로, 모두 김 대표를 통해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돈을 누가 어떤 식으로 통제했는지가 중요하다"며 "옵티머스 자금의 종착지를 통제하고, 곤란할 때 누구를 찾아가 어떻게 하는 등 정점에서 지휘·관리한 사람은 김 대표"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 대표는 로비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관계 로비 정황이 담긴 옵티머스 내부 문건의 경우 금융감독원 조사에 대비해 '보여주기' 식으로 과장해서 만들었을 뿐 실제가 아니라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 측은 "언론 보도에 나오는 리스트는 김 대표가 휴대전화에 등록된 걸 써놓은 것이지 로비 리스트가 전혀 아니다"며 "내부 문건도 '요즘 금감원에는 씨알도 안 먹힌다' 그래서 전부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전직 금감원 간부 A씨에게 김 대표가 200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에는 "A씨가 돈을 빌려달라고 했지만 김 대표는 거절했다"며 "재차 빌려달라는 A씨의 부탁에 윤석호 이사가 돈을 빌려줬다"고 말했다.
이처럼 펀드 사기와 로비 의혹을 두고 김 대표를 포함한 핵심 피의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가운데 검찰은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옵티머스 관계자들이 비자금 '저수지' 용도로 활용했다고 지목된 회사 '트러스트올'의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집중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