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기 로마의 풍자시인 유베날리스가 당시 부패한 감독관에 분개해 남긴 이 말은 21세기에도 여전히 본질을 꿰뚫는 질문이다.
불과 4개월 전까지도 청와대에서 '감시자' 역할을 했던 민정비서관실 이모 전 행정관(36)이 옵티머스의 지분을 차명 보유한 채로 청와대에 근무했다는 의혹이 터졌다.
검찰은 옵티머스 사내이사로 구속된 윤모(43)변호사의 부인이기도 한 이 전 행정관의 지분 관계와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쯤되면 자연스레 물음표가 따라 붙는다. 이 전 행정관이 누구의 추천으로 청와대에 들어왔는지, 어떤 경위로 사표를 제출했는지, 청와대에 재직했던 기간 동안 관련 업무를 맡았는지 등등을 확인하는 것은 상식적인 절차다.
그가 다름아닌 민정비서관실 소속이었기에 이번 의혹은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감시자의 막강한 권한은 부정부패를 막기 위한 목적에서만 정당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권이 '감시자에 대한 감시'에 취약하다는 것은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드러났다.
각종 의혹으로 기소된 조국 전 민정수석은 물론이고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은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 사건에 연루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청와대와 주변 권력을 감시할 제도적 장치들이 미비하다는 것도 이런 취약성에 한 몫 하고 있다.
청와대가 혹여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돼 말을 아낀다면, 이번 기회에 적어도 공직기강을 위한 내부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를 재점검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공직기강실의 기본 업무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감시자를 감시하는 일은 상시적인 제도와 시스템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왜 민정수석실에서 의혹들이 불거지는지, 권력을 견제할 내부 시스템은 잘 작동되고 있는지 진지하게 들여다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