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성폭행 당한 내 아들은 정신병원…가해자는 대학에"

4학년 때부터 2살 선배가 7년간 성폭행
태권도 유망주였던 아들, 자살시도까지
피해 진술, 의료상담과 경찰조사 일치
빠른 수사와 진상규명이 아들 살리는 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피해 태권도 선수 아버지)

‘태권도 유망주였던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동성의 선배로부터 7년 동안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와 이를 방임한 학원 관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초등학생이던 아들이 태권도 학원에서 무려 7년간을 성폭행 당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는데요. 피해자인 아들은 결국 태권도 국가대표의 꿈을 접어야 했고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을 할 정도로 극심한 공황장애, 우울증 등을 겪었다는 겁니다. 기막힌 일인데요. 이 청원 글을 올린 성폭행 피해 학생의 아버지 지금부터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아버님, 나와 계십니까?

◆ 피해자 아버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려운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 피해자 아버지> 네.

◇ 김현정> 경찰에 신고를 하고 수사가 진행 중인데, 그런데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리신 이유는 뭘까요?

◆ 피해자 아버지> 저희 아들을 살리려고요.

◇ 김현정> 살리려고요?

◆ 피해자 아버지> 네. 그리고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들이 많은 것 같은데 용기 내서 소리 낼 수 있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 김현정> 수사 중인데도 (국민청원을) 올린 것은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말씀이실까요?

◆ 피해자 아버지> 네. 2월에 경찰에 고소장이 들어가서 4월 말인가 5월에 검찰로 이관이 됐는데요. 아직까지 아무 연락이 없네요. 진행이 되고 있다고 문자만 왔어요.

태권도 학원에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동성 선배에게 7년간 성폭행 피해를 입은 피해 학생의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원 내용.


◇ 김현정> 그래서 답답한 마음도 있고, 또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은 생각도 있어서 글을 올리셨단 말씀.

◆ 피해자 아버지> 네.

◇ 김현정> 부모님이 알게 되신 건 최근이라고 제가 들었는데요.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 피해자 아버지> 저희 아들보다 2년 위의 선배입니다.

◇ 김현정> 같은 태권도 학원을 다닌 형?

◆ 피해자 아버지> 네. 체육관이 5층이고 4층에 웨딩홀 뷔페가 있었는데 거기에 좀 으슥한 화장실로 끌고 가서 성폭행을 했고요. 싫다고 그러면 원산폭격 시키고 발로 차는 등 이런 식으로 행위를 한 거죠.

◇ 김현정> 원산폭격이라고 하면 머리를 바닥에 박고 뒷짐 지는 체벌이요?

◆ 피해자 아버지> 네.

◇ 김현정> 제가 여쭙는 게 불편하실 수 있겠습니다마는 성폭행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지 않습니까? 성희롱일 수도 있고 성추행일 수도 있고 강제 성관계를 가진 것일 수도 있고. 어떤 성폭행을 말하는 겁니까?

◆ 피해자 아버지> 후자입니다.

◇ 김현정> 4학년 초등학생을 같은 남성인 초등학교 6학년이요?

◆ 피해자 아버지> 네. (아들에게) 빠졌다 그러면서 끌고 가서 바지 벗으라고 하는 둥 이런 식으로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게 한 번이 아니고 7년 동안 40여 차례요.

◆ 피해자 아버지> 네.

◇ 김현정> 그 장소는 늘 웨딩홀 화장실은 아니었고, 체육관이었던 적도 있고, 심지어 태권도 관장과 셋이 자는 방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요?

◆ 피해자 아버지> 네. 지방에 있는 전국대회 출전을 하게 되면 모텔이나 펜션, 이런 데 숙소를 잡거든요. 관장하고 셋이 함께 자는 방에서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 김현정> 아이가 물론 굉장히 어렸습니다마는 그래도 이 정도 상황이 되면 누구한테 말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말을 하지 못했다고 하죠?

◆ 피해자 아버지> 아빠나 관장님보다도 더 무서운 게 선배였고 어려서부터 계속 반복이 되었었고 그러다 보니까 너무 두려웠다고 합니다.

◇ 김현정> 너무 두려워서 말을 못했다, 이거는 사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어도 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식이 가능한 일이에요. 그러면 아이는 말을 할 수 없었더라도 관장님은 눈치를 채지 못했다고 하나요?

◆ 피해자 아버지> 네. 전혀 몰랐다고 지금 얘기를 하고 있어요. 최초 2월 달에 통화를 했거든요. 제가 고소 고발 들어가기 전에 만나서 얘기를 하자, 그랬더니 찾아오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날 찾아오지를 않고 청원이 발표되기 전까지 연락 한 통 없었던 거죠.

◇ 김현정> 그러다 청원 올라가고 나서 연락이 왔습니까?

◆ 피해자 아버지> 네. ‘어머니, 이게 뭐예요?’ 하면서 따지듯이 물으면서 전화가 왔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면 지금 가해자 입장은 뭡니까?

◆ 피해자 아버지> 가해자는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으로 보면 저희 아들이 아파서 자신이 대학을 다니고 잘 나가고 있기 때문에 그거를 시기해서 이런 거짓말을 한다, 그런 식으로 지금 둘러대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피해자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지 않느냐, 그런데 가해자로 지목된 나는 지금 대학 다니면서 잘나가고 있다, 그래서 시기 질투해서 없는 말을 지어낸 거다, 라는 게 (가해자) 주장입니까?

◆ 피해자 아버지> 네.

◇ 김현정> 실제로 지금 태권도 선수로 활동 중인가요?

◆ 피해자 아버지> 네, 대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고요. 지금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혹시 가해자로 지목된 이 선수 말처럼 아드님이 정신이 좀 혼미하거나 헷갈려서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얘기하고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겠습니까?

◆ 피해자 아버지> 전혀 없고요. 너무 그 기억이 끔찍하기 때문에 그게 자꾸만 생각이 나고 그래서 우울증이 오고. TV에 군대에서 동일한 일이 일어났다 그러면 그것 때문에도 트라우마가 발생해서 자꾸만 자살 시도를 하고 자해를 하기 때문에 폐쇄병동에 입원을 시킨 거였어요. 아들이 담당 의사한테 상담하면서 얘기한 것과 경찰에 진술한 것들이 동일하게 일치하게 얘기를 했고 그렇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는 이상이 없어요.

◇ 김현정> 또렷하게 구체적으로 계속 진술을 하고 있다.

◆ 피해자 아버지> 네.



◇ 김현정> 결국 이런 일을 당한 다음에 국가대표의 꿈은 접었다고요?

◆ 피해자 아버지> 네. 어려서부터 각종 대회에 나가서 계속 입상을 하고, 국가대표가 돼서 세계에 나가서 태권도에 대해서 영향을 많이 끼치고 싶다는 얘기도 했고, 엄마 아빠한테도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다, 그런 얘기도 했죠. 그런데 두드러기가 나오고 공황장애 판정받고 그러면서 태권도를 그만두게 됐는데... 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요. 약을 최대치를 써도 두드러기가 들어가지 않으니까요.

◇ 김현정> 두드러기의 원인이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 오는 거라는 거예요?

◆ 피해자 아버지>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상황인데 지금 가해자는 ‘폭행까지는 인정하는데 성폭행은 없었다, 나를 시기 질투하는 거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상황.

◆ 피해자 아버지> 네.

◇ 김현정> 수사를 해야 될 텐데 수사는 빨리빨리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제일 답답하신 부분은 어디예요?

◆ 피해자 아버지> 제 아들이 진술이나 이런 걸 계속 할 수가 없어요.

◇ 김현정> 정신적으로 힘들어 해서.

◆ 피해자 아버지> 생각이 나고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힘들어 해요. 이게 빨리 해결이 돼야지만 저희 아들이 또 앞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제가 얘기를 들어보니까 가해자가 불렀던 자기 이름도 싫다 하면서 (피해자가) 개명까지 한 것으로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몸서리치게 끔찍한 일을 당했는데, 지금 용기 있게 고백했지만 수사가 빨리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 하루빨리 명명백백하게 진상이 규명돼서 벌 받을 사람이 있다면 벌을 받고, 치료에도 진전이 있기를 저희도 바라겠습니다.

◆ 피해자 아버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아버님, 오늘 고맙습니다.

◆ 피해자 아버지> 네.

◇ 김현정> 7년 동안 동성 선배에게 성폭행을 당해서 국가대표의 꿈을 접었습니다. 태권도 유망주 그 아버지의 이야기 직접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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