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작가는 12일 서울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사학회장을 지낸 전 서울대 교수인 이영훈 이사장이 자신의 소설 '아리랑'의 일본 경찰의 조선인 학살 장면 등을 '왜곡과 조작'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그의 말은 다 거짓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소설 '태백산맥'에서 500가지 넘게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고발당했으며, 11년간 조사를 받은 뒤 완전 무혐의 판정이 난 경험이 있다"며 "그 경험으로 '아리랑'을 쓸 때에는 더 철저하게 자료를 조사했고, 제가 쓴 역사적 자료는 객관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편찬위원회에서 발행한 책 등을 중심으로 한 명확한 자료로, 이걸 명확하게 쓴 이유는 우리 수난이 얼마나 처절했으며 일본이 잔혹했는가 입증하기 위함이었다"라며 "역사 사실은 명확한 것이고 그걸 짊어지고 가는 주인공은 허구의 인물"이라고 했다. 이어 "어디서부터가 허구인지, 역사인지 두 세번 읽으면 명확하게 구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조 작가는 아직까지 잔존하는 친일파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드시 민족 정기를 위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반민특위'를 부활시켜야 한다"며 "150만~160만 친일파를 전부 단죄해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반민특위는 제헌헌법과 반민족행위처벌법에 따라 1948년 10월 국회가 설치한 '친일 청산' 조직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재판권까지 가진 특별 헌법기구였다. 초기에는 박흥식, 이광수 등 1천여명의 친일 인사를 조사하며 성과를 올렸지만 이승만 대통령의 비협조와 탄압으로 1년 만인 이듬해 10월 완전히 해체됐다.
조정래 작가는 197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해 대하소설 3부작인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과 '정글만리' 등 수십 편의 소설, 산문집, 위인전을 펴냈다.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아 대하소설 3부작 개정판과 함께 독자 100여명과 함께 묻고 답하는 신작 산문집 '홀로 쓰고, 함께 살다'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