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측은 관련 제품의 재료가 다르다며 줄곧 부인하다 '기술 탈취' 정황이 담긴 녹취가 공개되자 결국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삼성 측 관계자를 세워두고 중소기업 A업체가 개발한 기술을 빼돌렸는지 따져 물었다.
그러자 삼성전자 이종민 상무는 "아니다. 해당 제품은 저희가 서비스센터에서 쓰려고 직접 만들었고 그걸 B업체에 만들어달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류 의원은 삼성이 자체 개발한 제품은 필름을 자외선으로 붙이지만 A업체가 특허까지 받아 납품하던 기술은 '롤러로 미는 방식'이라고 재반박했다.
류 의원은 또 "두 제품의 내부 구조가 다르다"는 삼성 측 주장에 "롤러 두 개를 이용해 필름을 붙인다는 게 중요하지, 나무로 만드나 쇠로 만드나 하는 건 바꿀 수 있는 것 아니냐"며 B업체 측 목소리가 담겼다는 녹취를 공개했다.
공개된 음성에서 'B업체 관계자'로 지목된 사람은 "A업체가 하던 것 같다는 말을 동료한테 들었는데 삼성 측에 얘기해 보니 '아무 상관 없다. 빨리 준비하라'라고 했다"며 "원래 아무것도 없었는데 롤러 키트 다 받아서 실측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종민 상무는 "롤러를 제공한 적은 있다"면서도 의혹 자체를 시인하진 않았다. 그러자 류 의원은 곧바로 "말장난하지 마라. 그게 기술 탈취 아니냐"라며 언성을 높였다.
류 의원은 이어 "삼성에서는 A업체에 도면도 요구했다고 한다. A업체가 거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갖다줬다고 하더라"라며 "불공정 계약도 이런 불공정 계약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감장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게 심정을 물어 "저도 착잡하다"라는 답변을 끌어냈다. 박 장관은 과거 중기부가 삼성전자를 '자상한 기업'으로 꼽는 행사장을 직접 찾아 축하를 보냈었다고 류 의원은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이종민 상무는 이학영 산자중기위원장이 마지막 발언 기회를 줬을 때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 돌아가서 철저히 챙겨서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