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광화문 글판 30년 최애시는 '풀꽃'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10월 8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박치수(교보생명 전무)


◇ 정관용>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정현종 시인의 시구였고요. 또 여러분 잘 아시죠. 안도현 시인의 시구, ‘연탄재 함부로 팔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이런 문구들이 도심 한복판 광화문 사거리에 커다랗게 글판으로 새겨졌던 것 여러분 다 기억하시죠? 바로 광화문 글판입니다. 이게 올해 30년이 됐답니다. 우리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온 그 광화문 글판. 30년을 맞아서 이번에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라는 제목의 책도 펴냈네요. 이게 어디서 운영하는지 누가 선정해서 또 어떤 기준으로 글판을 새기게 되는지 여러분 궁금하시죠? 그래서 광화문 글판의 문안선정위원회가 있다고 그래요. 그 문안선정위원이신 교보생명의 박치수 전무를 오늘 특별히 초대했습니다. 박 전무님 어서 오십시오.

◆ 박치수> 안녕하세요.

◇ 정관용> 그 글판이 그러니까 보통 우리 교보문구 위 이렇게 보통 부르는데 그게 교보생명 건물 벽이에요?

◆ 박치수> 그렇습니다. 그 건물이 교보생명 건물이죠.

◇ 정관용> 그렇군요. 문안선정위원회가 따로 있군요?

◆ 박치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박 전무님은 위원 가운데 한 분이고?

◆ 박치수> 네.

◇ 정관용> 위원장은 누구예요?

◆ 박치수> 위원장이 따로 있지는 않고요. 저는 간사 역할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정관용> 몇 명이 위원이에요?

◆ 박치수> 지금 여덟 분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계속 바뀌었겠죠, 그동안에?

◆ 박치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교보생명 측에서는 한 분만 간사 역할로 가는 겁니까?

◆ 박치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럼 나머지 분들은 주로 어떤 분들이에요? 시인, 소설가?

◆ 박치수> 그렇습니다. 주로 문학을 하시는 분들이 많고 그리고 이제 저널리스트분도 계시고 또 이제 카피라이터분도 계시고 다양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이게 30년 전에 시작했다고요? 처음이 언제예요, 그러니까?

◆ 박치수> 1991년이죠.

◇ 정관용> 91년. 몇 월?

◆ 박치수> 1월입니다.

◇ 정관용> 1월달.

◆ 박치수> 네.

◇ 정관용> 그리고 거기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바꾸나요, 어떻게 되나요?

◆ 박치수> 그렇습니다. 계절마다 바꾸고 있습니다.

◇ 정관용> 봄, 여름, 가을, 겨울로?

◆ 박치수> 네.

◇ 정관용> 그러면 30년 동안 네 번이면 지금까지 모두 한 120편 정도가 거기에 새겨졌네요.

◆ 박치수> 처음에는 그렇게 정기적으로 못했고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시구로 바뀌는 그 시점부터 계절마다 이제 바뀌었습니다.

◇ 정관용> 이 아이디어를 처음에 낸 것은 누구입니까?

◆ 박치수> 처음 아이디어는 이제 교보생명 교보문고를 설립했던 신용호 창립자시고요. 이제 아마도 거기가 사통팔달이고 유동인구가 워낙 많고 시민들과 소통하는 기회 이런 것들을 생각하셨던 것 같고 물론 주제는 주로 기업을 경영하시는 분이니까 경제였을 겁니다.

◇ 정관용> 처음에는?

◆ 박치수> 네.

◇ 정관용> 아니, 그런데 그 사통팔달, 많은 국민이 보는 그 벽면은 광고판으로써 활용하면 가치도 어마어마하잖아요.

◆ 박치수> 그거는 어떤 규제나 이런 건 사실 있고요, 깊이 들어가 보면. 그런데 그것보다는 많은 분들이 그 공간에 어떤 좀 활용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아마 그런 고심을 평소에 좀 하셨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91년 1월 첫 번째 글판에는 뭐라고 썼습니까?

◆ 박치수> 처음에는 우리 모두 함께 뭉쳐 경제 활력 다시 찾자. 지금하고는 좀 거리가 있죠?

◇ 정관용> 뭐라고요? 전혀 다른데요, 요즘하고.

◆ 박치수>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그 당시에는 이제 경제성장, 경제부흥 이런 메시지를 많이 좀 담았습니다.

◇ 정관용> 그러다가 시구나 이런 걸로 바뀐 건 언제부터입니까?

◆ 박치수> 바뀐 것은 이제 우리나라에 결정적으로 IMF 외환위기가 터졌고 그때 기업들이 많이 파산하고.

◇ 정관용> 맞아요.

◆ 박치수> 실직자들이 많아졌고 가계경제도 이제 얼마나 어려웠습니까?

◇ 정관용> 그럼요.

◆ 박치수> 금리도 막 올라가고 대출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그러다 보니까 많은 오가는 시민들의 어깨가 축 처지고 힘들이 많이 빠져 있었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유심히 보시다가, 지금까지는 이런 좋은 문구를 걸어서 어떻게 보면 약간의 홍보적 이런 부분들이 가미가 됐을 텐데 지금부터는 우리 홍보는 생각하지 말고 시민들에게 어떤 위로하고 격려하는 그런 문구로 좀 바꿔보자.

◇ 정관용> IMF 때부터군요.

◆ 박치수> 그렇습니다. 98년 1월부터 그랬죠.

◇ 정관용> 그때는 뭐라고, 첫 번째 위로 문구가 뭐였습니까?

◆ 박치수> 그때는 특별히 고은 선생님한테 의뢰를 해서 추천을 좀 요청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 처음 걸었던 작품이 떠나라, 낯선 곳으로예요.

◇ 정관용> 떠나라, 낯선 곳으로.

◆ 박치수> 네. 그 작품을 걸었습니다. 그래서 그 작품이 걸리면서 어떤 시가 담기는.

◇ 정관용> 시가 첫 번째로 거기 걸린 거군요.

◆ 박치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떠나라 낯선 곳으로도 어느 시인의 시구 중 한 구절인 모양이죠.

◆ 박치수> 고은 선생님의 시고요.

◇ 정관용> 본인의 시예요?

◆ 박치수>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 그 문구를 걸었습니다.

◇ 정관용> IMF로 힘든데 뭔가 조금 변화를 줘 봐라. 이런 얘기네요.

◆ 박치수> 맞습니다. 그때부터는 이제 시구가 글판에 그릇에 담기게 됐습니다.

◇ 정관용> 제가 앞에 잠깐 소개했지만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뭐 이런 거. 그다음에 또 누구죠? 자세히 봐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이런 것도 기억나고.

◆ 박치수> 그렇습니다. 그게 우리 시민들이 얼마나 어떤 시를, 문구를 선호하나 조사를 했더니 가장 선호도가 높았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 정관용> 그거죠? 나태주 시인의 풀꽃.

◆ 박치수> 그렇습니다. 풀꽃이라는 시고요.

2012년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 내걸린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 전문.(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맞아요, 맞아요. 요즘은 아무튼 계절마다 하니까 3개월에 한 번씩 바꾸는 거 아닙니까?

◆ 박치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떻게 결정되는지 소개해 주세요.

◆ 박치수> 우선은 시민들에게 이게 문호가 열려 있고 그 응모를 계속. 공모 과정을 거칩니다.

◇ 정관용> 시민들도 추천할 수 있는 거예요?

◆ 박치수>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3개월 걸리는데 사실은 준비하는 데는 3개월이 걸리는 거예요. 그래서 한 한 달여 시민들 공모를 받고 또 저희 내부의 임직원들도 그 작품들을 이렇게.

◇ 정관용> 추천하고?

◆ 박치수> 추천합니다. 그러면 그 작품들을 내부적으로 엄선을 하고 그 엄선된 작품들하고 또 문안선정위원들이 각자 엄선해서 작품들 가져옵니다. 그래서 같이 올려놓고 한 두 달쯤 전에 그 작품에 대해서 이제 위원회를 열게 되죠.

◇ 정관용> 그렇게 되면 그때의 위원의 자리에 올라온 후보는 모두 몇 작품 정도, 대충?

◆ 박치수> 통상 한 35편에서 한 45편.

◇ 정관용> 그중에 하나를 고르는 거잖아요.

◆ 박치수> 그렇습니다. 실은 거기서 2편의 후보를 고르는데 최종적으로 1편이 선정이 되죠.

◇ 정관용> 2편을 고르는데...

◆ 박치수> 2편을 고르는 이유는 작품이라는 게 타깃은 시민들인데 혹시나 너무 시민들이 공감하기 좀 어렵거나 뭐 좀 어려울 수도 있고 그런 것들을 좀 사전에 우리 통신원들 통해서 한번 대중성이라고 하죠? 시민들이 얼마나 받아들이는지.

◇ 정관용> 호응도를 조사하는 거군요.

◆ 박치수> 그렇습니다. 그거 과정도 마지막에 한번 거칩니다.

◇ 정관용> 철저하시네요. 그런데 참 어렵겠네요. 35~40편에서 2편 고른다. 격론이 오갑니까?

◆ 박치수>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이제 이 작품들을 다 꺼내놓고 작금의 지금 우리의 어떤 국내외의 어떤 상황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다 조명도 해 보고 그다음에 또 걸렸을 때 그 시점에 어떤 이벤트나 이런 것들이 없나. 예를 들면 선거가 있을 수도 있고.

◇ 정관용> 그렇죠.

◆ 박치수> 또 올림픽이 열릴 수도 있고. 또 월드컵이 개최될 수도 있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것까지 다 염두에 두고 많은 이제 그런 상황들을 살펴보고. 또 하나는 이게 이제 어떻게 보면 시대정신? 지금 우리가 어떤 걸 강조할까. 국민들은 어떤 생각일까. 뭐가 지금 어려울까. 이런 것들을 다 얘기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지금 현재 그 글판에 새겨져 있는 문구가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

◆ 박치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 내용이잖아요. 이게 시인과 촌장의 노래, 풍경이라는 노래의 가사이지 않습니까?

◆ 박치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건 코로나 때문에 우리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걸 담은 거 아니에요?

◆ 박치수> 그렇죠,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 배경에서 고르신 거죠?

◆ 박치수> 네, 맞습니다. 이게 이제 선정을 조금 일찍 했었는데 마침 이게 또 걸렸을 때 코로나가 더 또 많이.

◇ 정관용> 확산되고, 그러니까요.

◆ 박치수> 어떻게 이렇게 우리가 3개월, 4개월 앞을 보고 잘 골랐을까, 스스로들 얘기하고 그랬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게 많은 국민들한테 호응을 받아내려면 그렇게 모든 우리 사회의 변화까지 다 신경 쓰면서 골라야 되겠다 하는 생각이 정말 드네요.

◆ 박치수> 그렇습니다. 혹시나 이게 또 어떤 설화에 휘말려서도 안 되고.

◇ 정관용> 맞아요.

◆ 박치수> 어떤 특정 편파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되고요.

◇ 정관용> 그렇죠. 아유, 신경 쓸 거 많겠습니다.

◆ 박치수> 또 신경 써야죠.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 외벽 광화문 글판 30년 기념편에 시인과 촌장의 곡 '풍경' 노래 가사를 활용한 응원 메시지가 담겨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지금까지 작가로 치면 몇 명의 글이 실렸어요?

◆ 박치수> 지금 작가분들 한 육십 분 정도.

◇ 정관용> 60명. 혹시 한 작가의 글이 중복돼서 올라간 적도 있습니까?

◆ 박치수> 몇 분 계십니다. 그러니까 전에 우리 정현종 선생님도 그렇고.

◇ 정관용> 정현종 시인.

◆ 박치수> 정호승 시인도 그렇고.

◇ 정관용> 정호승 시인.

◆ 박치수> 그렇게 작품들이 선정됐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작품이 선정이 되면 말이죠. 예를 들어서 정호승 시인 작품이 선정이 됐어요. 그런데 그 시인의 허락을 받아야 될 거 아니에요.

◆ 박치수> 받습니다.

◇ 정관용> 허락 받으러 전화하면 안 됩니다 하는 사람이 있었나요?

◆ 박치수> 대부분은 동의하시고요. 다만 이제 그 원작에서 일부, 앞에도 말씀드렸지만 시민들하고의 어떤 공감이라는 부분이 중요하기 때문에 표현의 일부. 작구의 문제. 예를 들면 짧게 30자 이내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게 넘쳐서...

◇ 정관용> 일부 수정하기도 하나요?

◆ 박치수> 조정하는 거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절차도 있고요.

◇ 정관용> 그런데 대부분 다 동의하시죠?

◆ 박치수> 많이 해 주시죠, 거의 대부분.

◇ 정관용> 그럼 그분들한테 무슨 사례를 줍니까?

◆ 박치수> 이것도 저작권료라는 게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박치수> 저작권료 다 지불합니다.

◇ 정관용> 그거 거절하실 분이 없을 것 같은 게 저작권료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국민의 호응을 받으면 그분의 시집이 얼마나 더 팔리겠어요?

◆ 박치수> 일단 뭐 많이 팔리는 것도 중요한데 또 그 많은 독자들하고 공유한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특히 정현종 시인, 정호승 시인 그렇게 몇 편 실렸던 분들은 뭐라고 말씀들 하세요? 그 광화문 글판에 대해서. 그분들의 반응을 혹시 들어보셨어요?

◆ 박치수> 광화문 글판이 우리 도심에서 사실은 좀 때로는 삭막한 공간이고 때로는 상업적 언어들이 난무하는데 여기에서 이런 어떤 참신하고.

◇ 정관용> 그렇죠.

◆ 박치수> 어떤 청량감 있는 그런 메시지, 문구들이 붙을 수 있다는, 그런 문장들이 여기에 걸릴 수 있다는 거에 대해서 굉장히 좋아들 하시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참신합니다. 국내 작가뿐 아니라 외국 작가들 글귀도 있었죠?

◆ 박치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때도 역시 허락을 받아야 되고?

◆ 박치수> 그렇습니다. 다 거칩니다.

◇ 정관용> 요즘은 아까 제가 소개한 노래 가사도 실렸고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도 있었죠?

◆ 박치수> 그렇습니다. 8월에 좀 특별편으로 한번 했어요. 그래서 특히 노래가 되니까 더 관심들을 많이 가져주셨고 이게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다 사실은 고통을 받는데.

◇ 정관용> 그렇죠.

◆ 박치수> 그래서 이제 방탄소년단에게 가장 그런 위로를 좀 할 수 있는 그런 가사를 추천을 받았고 그 추천받은 가사들을 우리 문안선정위원들한테 그거에 대해서 선정 과정을 한 번 더 거쳤습니다. 그래서 두 편을 걸었었습니다.

◇ 정관용> 그때 하나 올라간 게 다시 런런런. 넘어져도 괜찮아. 또 런런런 좀 다쳐도 괜찮아. 이런 거 말이죠?

◆ 박치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글씨만 있는 게 아니고 그림도 좀 들어가고 서체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고. 그렇죠?

◆ 박치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 디자인은 또 누가 합니까?

◆ 박치수> 그게 이제 3개월이 걸리는데 이제 어떻게 보면 글자만, 물론 메시지를 전하는 거지만 글자만 걸려 있으면 지루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디자인을 통해서 글귀와 좀 어울리게 또 서체도 그런 부분들을 좀 의뢰를 해서 어떻게 보면 문구를 딱 드리고 작가적 어떤 상상력을 발휘해서 가장 어울릴 수 있는 글씨체, 어울릴 수 있는 디자인 이런 것들을 좀 요청을 해서 저희가 반영하고 있습니다.

교보생명 박치수 전무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유튜브 라이브 캡쳐)

◇ 정관용> 우리 박 전무는 언제부터 선정위원으로 활동하셨습니까?

◆ 박치수> 저는 2008년부터 했고요.

◇ 정관용> 벌써 12년이네요.

◆ 박치수>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본인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글판은 뭐였었습니까?

◆ 박치수> 저는 이제 다 주옥같은 문구들인데 반칠환 선생님의 새해 첫 기적이라는 작품이 있어요. 이게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라는 시입니다.

◇ 정관용> 맞아요.

◆ 박치수> 이게 리듬감도 있고 말맛도 좀 있고. 또 굉장히 다 다른 어떤 다양성, 포용성 이런 부분들을 잘 담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저도 기억에 납니다.

◆ 박치수> 그러세요?

◇ 정관용> 30주년 맞아서 책을 펴내셨고요. 여기에 시민들이 보내준 에피소드도 담았다고요?

◆ 박치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 박치수> 어떤 할머니께서 이제 글을 모르는 손주에게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걸 계속 읊어주셨다가 한번은 윤동주 시인의 호주머니라는 그게 걸렸는데 사진을 보여주면서 그거를 계속 밤마다 이렇게 들려주셨나 봐요. 그런데 어느 날 그 손주가 엄마하고 나들이 나왔다가 광화문 앞을 지나가다가 보고 그 말을 읊은 거예요. 그러니까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2개 갑북갑북’. 그러니까 이제 애 엄마가 깜짝 놀란 거죠. 말도, 글도 모르는 애가 어떻게 저거를 읊조릴까. 그러니까 할머니께서 사진...

◇ 정관용> 사진 보여준 걸 같이.

◆ 박치수> 사진 보여주면서 했던 걸 갖다가 그걸 읊조린 거예요. 그런 것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 정관용> 광화문 글판을 시작으로 해서 이제는 그런 멋진 글귀를 새기는 건물들이 여럿 나왔죠?

◆ 박치수> 일단 시청광장에도 있고요.

◇ 정관용> 그렇죠.

◆ 박치수> 그다음에 전국의 지자체라든가 학교 이런 데서 특히나 초기에는 많이 문의들도 왔었고 똑같이 걸겠다고 요청도 좀 했었고 많이 했었습니다.

◇ 정관용> 훌륭한 일하신 거네요.

◆ 박치수> 감사합니다.

◇ 정관용> 이제 곧 겨울용으로 바뀌죠?

◆ 박치수> 그렇죠.

◇ 정관용> 그렇죠? 언제 바뀌어요?

◆ 박치수> 12월에 걸립니다.

◇ 정관용> 12월?

◆ 박치수> 네.


◇ 정관용> 결정돼 있습니까?

◆ 박치수> 다음 주에 회의가 예정돼 있습니다.

◇ 정관용> 아직 결정이 안 돼 있군요.

◆ 박치수> 그렇습니다.

◇ 정관용> 전부 한글로만 하시죠?

◆ 박치수> 지금까지 그랬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박치수> 네.

◇ 정관용> 그리고 또 일부러 그렇게 하시는 거 아닌가요?

◆ 박치수> 당연히 우리 국민들을 대상으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당연히 한글로 하는 거고요.

◇ 정관용> 바로 옆에 또 세종대왕 동상도 있지 않습니까?

◆ 박치수> 그럼요.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앞으로 계속 가겠죠?

◆ 박치수> 우선 계속 당연히 가는 거고 이번 30년 맞아서 그동안 성원해 주신 사실 시민들한테 먼저 감사를 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듯이 마음이 설레고 가슴 뛰고 하는 그런 문구를 찾아서 잘 좀 걸도록 하겠습니다.

◇ 정관용> 잘 좀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 박치수> 감사합니다.

◇ 정관용> 우리 김지영 님이 광화문 글판은 도심의 오아시스죠, 이렇게 문자를 보내셨어요.

◆ 박치수> 그렇군요.

◇ 정관용> 계속 잘 좀 애써 주시기 바랍니다. 광화문 글판 문안선정위원 교보생명 박치수 전무 고맙습니다.

◆ 박치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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