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양복 넥타이로 세운 국회 권위, 어떻게 무너지는지 배웠다"

생선가게 인터넷 언론, 삼성간부 출입증 국회 농락
마음대로 국회 드나들며 원하는 거 얻는 삼성
절차 무시하고 저러는 기업, 삼성 뿐일까?
사안 심각, 법적 절차 밟아야
삼성이 원한다고 증인 철회해주는 국회, 기가 막혀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10월 8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정의당(류호정 의원)


◇ 정관용> 삼성전자 임원이 기자출입증을 이용해서 국회를 제 집 드나들 듯하고 있다. 오늘 정의당의 문제제기로 국회가 떠들썩했는데요. 이 문제를 제기한 정의당의 류호정 의원 바로 연결해 봅니다. 류 의원, 안녕하세요.

◆ 류호정> 안녕하세요. 정의당 류호정입니다.

◇ 정관용> 어떻게 해서 이걸 알게 됐어요?

◆ 류호정> 저는 이제 삼성전자 부사장 증인 채택 후에 의원실에 관계자들이 좀 자주 찾아왔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자주 마주치지는 못했는데 보좌진분들 말이 거의 매일 왔다고 해서 정말 궁금해서 어떻게 이렇게 제 집처럼 드나들었나 궁금해서 알아봤는데 그 과정에서 장기출입기자로 등록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현직은 삼성전자 상무?

◆ 류호정> 그렇죠. 왔을 때 삼성전자 명함을 줬는데 그렇죠, 어떻게 추석에도 이렇게 들락날락하나 알아보니 기자였던 거죠. 기자 신분으로 들락날락했던 거죠.

◇ 정관용> 기자는 아니잖아요, 그러면.

◆ 류호정> 그렇죠. 그런데 가짜 어떤 인터넷 언론 사이트에 기자로 등록을 해서 기사도 쓰고 그렇게 해서 이렇게 자격을 만든 것 같더라고요.

◇ 정관용> 아니, 그러니까 이 삼성전자 상무가 어쨌든 인터넷 언론사에 본인 이름으로 기사도 썼다고요?

◆ 류호정> 제가 봤을 때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내용까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는데 아무래도 국회사무처에 기준이 있어서 아마 충족하려고 몇 가지 쓰지 않았나 싶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본인 이름으로 기사를 썼다고요?

◆ 류호정> 그렇죠. 그래서 제가 이름을 검색했을 때 나온 거죠.

◇ 정관용> 그래요? 그 언론사는 이름이 뭐예요?

◆ 류호정> 저는 지금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지 못합니다.

◇ 정관용> 실제로 있기는 있는 언론사입니까?

◆ 류호정> 제가 알기로는 지금은 그 홈페이지가 폐쇄되었다고 들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폐쇄되기 전에는 있기는 있었어요?

◆ 류호정> 저도 뉴스를 통해서 알았는데 주소지가 생선가게였다고 하더라고요, 전화했을 때 받지 않고 그랬다고 하더군요.

◇ 정관용> 아까 저는 기사를 보니까 빵집이라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생선가게였다고요?

◆ 류호정> 네, 생선가게였습니다. 저는 영상으로 봤습니다.

◇ 정관용> 생선가게 주소지를 둔 인터넷 언론사다?

◆ 류호정> 네.

◇ 정관용> 그리고 이 삼성전자의 상무는 지금은 폐쇄된 언론이라고 해도 될지 안 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아무튼 거기에 자기 이름으로 기사도 썼다?

◆ 류호정> 그렇죠. 본인이 정말로 썼는지 모르겠지만 기사가 존재했습니다, 그 이름으로.

◇ 정관용> 더 좀 조사를 해 봐야 되겠네요, 그러니까. 결국은 유령회사를 언론사랍시고 하나 만들어놨는데 아니면 형식적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 진짜 기사 같은 기사인지 아닌지 어쨌든 그런 것도 작성해서 올리고 했었는지 이런 건 더 조사가 필요하겠네요.

◆ 류호정> 그렇죠. 개인의 일탈인지 아니면 회사에서 시켜서 한 일인지도 조금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고 또 이런 사례가 더 있는지도 좀 더 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자 등록이 굉장히 많이 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이 문제를 제기한 후에 해당 삼성전자 상무가 혹시 자기 입장을 밝힌 게 있나요?

◆ 류호정> 제가 어제 인터뷰할 때는 특별한 말은 없었다라고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다른 곳에서. 사실 보좌진 분들이랑 모여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꼭 그런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분이 오셔서 제 팬이라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후원금을 냈다고 하기도 하고 확인해 보니 10만 원 후원을 하셨더라고요. 그러면서 이제 청년 정치인이니까 국감에서 부사장급 말고 실무 담당자랑 질의하는 게 어떻겠냐 이런 말을 했다고 하는데 이제 와 생각하니까 좀 특별한 말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정관용> 삼성전자의 부사장은 일단 증인으로 채택이 되어 있었습니까?

◆ 류호정> 그렇죠. 채택이 돼 있었는데 제가 국감을 하러 어제 10시에 시작이니까 조금 일찍 도착을 했겠죠.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간사님이 오셔서 철회되었다.

◇ 정관용> 철회됐다?

◆ 류호정> 철회된 것 같다, 철회해야 될 것 같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얘기를 했고 시작하고 나서 의사진행 발언을 철회하면서 항의 발언을 했죠.

◇ 정관용> 류호정 의원이 증인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한 사람인가요?

◆ 류호정> 철회된 사람이 이제 제가 증인으로 요청한 사람이죠. 주은기 부사장을 철회한 거죠.

◇ 정관용> 주은기 부사장? 류호정 의원은 주은기 부사장을 왜 증인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었던 거죠?

◆ 류호정> 중소기업 기술 탈취 의혹 건을 제가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따뜻한 상생을 내걸고 동반성장을 약속을 했고 그 주무부서가 저는 상생협력센터라고 생각을 했고요. 상생협력센터장이 삼성전자 부사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책임 있는 답변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해서 불렀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요청해서 받아들여져서 일단 채택이 됐었다는 얘기고 그렇죠?

◆ 류호정> 그렇죠. 그런데 이제 뒤집어진 거죠. 의결된 게 다시 뒤집어진 거죠.

◇ 정관용> 뒤집어지게 된 과정에 대해서는 누가 설명이 없나요?

◆ 류호정> 저는 아직까지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냥 부담스러워한다. 삼성전자 같은 기업에서도 그러면 안 된다고 이런 말씀들을 하시는데 저는 아직 납득이 안 됩니다.

◇ 정관용> 이거는 더불어민주당도 동의했기 때문에 채택됐던 것 아니겠습니까?

◆ 류호정> 그렇죠. 여야 합의로 채택이 됐었고 다시 여야 합의로 취소가 되었죠.

◇ 정관용> 여야 합의로 취소됐다는 얘기는 더불어민주당도 증인 철회에 동의했다?

◆ 류호정> 그렇죠. 결국에는 동의를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거죠.

◇ 정관용> 증인 신청이 그렇게 철회가 되면 그다음에 다시 부를 수는 없는 거예요?

◆ 류호정> 저는 이제 위원장님께서 종합국감 그러니까 10월 말쯤에 부를 수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그 시간을 좀 마무리를 하셨거든요, 이렇게 넘어가셨고. 오늘 저는 결국에는 다른 상무가 와서 자진 출석을 해서 그분께 이제 물어봤습니다.

◇ 정관용> 부사장은 철회시키고 그 밑의 상무가 자진 출석을 해서 제가 대답하겠습니다 이랬다고요?

◆ 류호정> 그렇죠. 상무 한 사람이 나와서 질의응답을 했는데 이분은 증인 채택 건이 철회되었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자진 출석이었던 거고 실질적으로 삼성전자에서 부사장은 나올 수가 없으니 시끄러워지니까 상무라도 내보내자라는 그런 거였을 것 같고요. 지금 그래서 제가 기가 막힌 것은 국회가 그런 걸 받아들였다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증인 철회의 경우 무슨 철회신청서라는 게 있나요?

◆ 류호정> 증인, 원래 철회신청서를 내야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미 철회를 먼저 하고 사후에 철회신청서를 내라고 오늘 얘기를 하더라고요.

◇ 정관용> 아니, 류호정 의원은 증인 철회에 동의를 안 하는데 그런데 류호정 의원한테 증인 철회신청서를 내라고 했다고요?

◆ 류호정> 그렇죠. 우선 이제 절차가 잘 지켜지지 않았다는 어떤 반증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저는 철회신청서도 내지 않았습니다. 결정은 저는 사실 무효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일방적인 것은. 그리고 기자출입증 이렇게 받아가지고 의원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이야기하고 결국에는 삼성이 원하는 것을 얻어낸 거잖아요. 결국 오늘 증인은 부사장이 안 왔단 말이에요.

◇ 정관용> 그 자진 출석한 상무한테 중소기업 기술 탈취에 관해서 물어보니까 뭐라고 하던가요?

◆ 류호정> 발뺌을 하더라고요. 본인들은 관계가 없었다. 기술 탈취를 한 적이 없다. 중소기업에 잘못이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실 특허권이라는 것이 중소기업 분들이 이야기하는 건 공짜로 가져가서 사용하지 말고 정당한 대가를 내고 사용해라 이건데 지금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것이 지금 기술 탈취를 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류호정 의원의 삼성전자 부사장 증인 채택 무산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윤창원기자)

◇ 정관용> 그건 그렇고 이 기자출입증 발급에 관한 그 관리 책임은 국회사무처죠?

◆ 류호정> 그렇죠. 관리는 사무처에서 하고 있죠.

◇ 정관용> 국회사무처는 지금 이 건에 대해서 뭐라고 그럽니까?


◆ 류호정> 진상을 파악해서 조치를 하겠다, 이런 입장문을 낸 것으로 알고 있고요. 또 개선을 하겠다라고도 입장을 냈습니다마는 저는 우선 이게 다른 사례들이 더 없는지도 알아보고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이게 검찰이 수사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어떻게 보세요?

◆ 류호정>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그러나 지금 이 사안이 굉장히 심각하기 때문에.

◇ 정관용> 그렇죠.

◆ 류호정> 법적 절차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어느 기업에서 이렇게 국회에 마음대로 드나들면서 결국 원하는 바를 이렇게 이루어내면서 그것도 절차까지 무시해가면서 할 수 있겠습니까?

◇ 정관용> 원래 민간인이 국회에 들어가려면 자기가 용무가 있는 특정 의원실에 요청을 하고 그 의원실로부터 허락을 받아서 들어갈 때 출입증을 다시 발급받고 들어가고 이래야 되는 거죠?

◆ 류호정> 그렇죠. 굉장히 좀 번거로운 절차가 존재하는데 그분은 그렇지 않아 보였습니다. 너무 자주 들락거리셨기 때문에.

◇ 정관용> 아니, 기자출입증이 있으면 특정 의원실의 허락이나 이런 거 필요 없이 그냥 수시로 국회에 가서 자기가 원하는 의원 방에 그냥 수시로 가는 거 아닙니까?

◆ 류호정> 그렇죠. 기자출입증 있으면 아무래도 절차가 많이 간소화되니까 그 부분을 알고 악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아무튼 더 있는지 어떻게 이런 출입증을 발급받게 됐는지 과정이 하나하나 좀 밝혀져야 될 것 같네요. 지금 류 의원 초선의원으로 첫 국감인데 아직 이틀밖에 안 됐습니다마는 어떠세요?

◆ 류호정> 정말 말 그대로 많은 걸 배우고 있는데요. 오늘 제가 의원총회의 모두발언에서 양복과 넥타이로 세운 국회의 권위가 어떻게 무너졌는지 배웠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실 국민의 대표가 모인 공간이기 때문에 그 다양성만큼 다양한 국회의원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다는 걸 좀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양복과 넥타이를 입은 수백 명이 가짜 기자출입증을 못 밝혀냈는데 우리 원피스로 화제가 됐던 류호정 의원이 밝혀냈네요.

◆ 류호정> 그러게나 말입니다.

◇ 정관용> 양복과 넥타이를 못 매게 해야 하나요, 이거? 참...

◆ 류호정> 전반적인 문화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무엇보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문화. 관례나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이런 반칙들 이런 건이 바로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저처럼 어떻게 보면 낯설고 새로운 사람이 그래서 국회에 많이 들어와야 한다고도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알겠습니다. 또 다른 기업도 이런 일이 꼭 없으라는 법 없는 거 아니에요?

◆ 류호정> 그렇죠. 이번 일이 발생하고 나니까 조금 우려스럽네요.

◇ 정관용> 오늘 여기까지. 고맙습니다.

◆ 류호정> 감사합니다.

◇ 정관용> 정의당의 류호정 의원이었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