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홀대, 정부기관 아파트가 더 가혹…휴게실, 고통받는 공간

주택관리공단이 관리하는 공공임대아파트 경비원 휴게시설 절반가량 에어컨 없어
10곳 중 1곳은 6㎡ 미만 규모 휴게실…노동부 지침보다 좁아

(그래픽=김성기 기자)
공공이 관리하는 임대아파트 가운데 경비원 휴게실에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경우가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휴게 공간 면적 또한 10곳 중 1곳이 최소한의 정부 가이드라인에도 못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적 문제로까지 불거졌던 경비노동자 처우 개선에 공공이 오히려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8일 주택관리공단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단이 관리하는 전국 임대주택 가운데 경비원 휴게실이 있는 291개 아파트 단지 중 135개 곳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가까운 46.4%의 경비원 휴게실이 한여름 더위에 '휴식처'로서의 구실을 못한 셈이다.


이는 고용노동부가 공동주택 517개 곳을 대상으로 한 경비 근로자 노무관리지도 결과에서보다 더 큰 비율이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전국 150세대 이상 공동주택 가운데 관리 인력 규모나 과거 신고 전적 등을 고려해 선별된 517개 공동주택 중 '휴게시설의 냉난방이 미흡'한 곳은 3.9%인 20개 곳으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공공인 주택관리공단이 관리하는 임대주택보다 일반 아파트의 에어컨 미설치 비율이 훨씬 낮은 것이다. 주택관리공단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한 공공임대주택의 관리 업무를 도맡고 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휴게시설의 면적 자체도 비좁다. 10㎡ 미만이 34.4%에 달하며, 노동부 가이드라인 기준에도 못 미치는 6㎡ 미만도 10.7%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또, 휴게실이 있는 291개 단지 중 휴게시설을 다른 장소와 겸해 사용하는 경우가 29.9%를 차지하기도 했다.

천 의원은 "주택관리공단의 손익 현황을 보면 미설치 휴게시설에 에어컨을 설치를 할 수 있을 만큼 최근 3년간 경영 상황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고 본다"며 "입주민,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의해 독립된 휴게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택관리공단이 관리하는 임대아파트에서 발생한 경비노동자 등 대상 폭언‧폭행 등 피해는 확인된 것만 2018년 31건, 지난해 33건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8월까지 10건이 '공식적으로' 발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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