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 중앙선관위는 이날 총선결과를 무효화하고 향후 2주 이내 재선거가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쿠바르벡 보로노프 총리와 다스탄벡 드주마베코프 의장은 이날 의회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수도 비슈케크 시장 등 지자체장들 여러명도 사의를 밝혔다.
의회는 이날 임시의회를 소집해 총리와 의장의 사직서를 수리하고 대행과 후임 의장에 부패혐의 등으로 수감중이던 야당 소속인 사디르 자바로프와 믹티벡 아브딜다예프를 임명했다.
야당은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의회 의사당과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정부청사를 점거하고 있는 시위대는 총선 무효화를 넘어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어 혼란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제엔베코프 대통령은 야당이 민족을 분열시키고 권력을 장악하려 한다고 비난하면서도 야당과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시위대의 주요 목표는 선거 결과를 무효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권력에서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들에게 과거의 정치적 격변을 피하기 위해 협력할 것을 촉구하고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혼란을 극복할 방법으로 조기 총선이나 정치세력간 권력 분점을 꼽기도 했다.
반면에 일부 야당 의원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제엔베코프 대통령을 축출하고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키르기스스탄 당국은 총선에서 16개 정당 중 4개 정당만 의회 입성에 필요한 득표율(7%)을 확보했다는 예비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이중 3곳은 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친(親)정부 정당이고 특히 2개 친정부 정당이 각각 25%가 넘는 득표율을 얻었다.
12개 야당은 지난 5일 개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공동 선언을 했다. 선거 무효도 중앙선관위에 요구했다.
현지 언론들은 수도 비슈케크 등에서 정부 개입과 유권자 매수 등 부정선거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보도했고, 12개 야당 지지자들은 지난 5일 총선 재실시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한편 지역 뉴스 웹 사이트 24.kg의 보도에 따르면, 자경단원과 정부건물로 진입하거나 상점이나 식당 등 업소를 공격한 시위대 사이에 밤새 난투극이 벌어지는 등 비슈케크는 극심한 혼란속에 빠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