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얕보는 트럼프…승부수일까 초조함일까

마스크 벗고 "두려워하지 말라" 이어 "독감보다 덜 위험" 주장
"5년간 독감 사망 17만 8천명, 코로나 사망자는 21만명" 비판
바이든과 지지율 16%p 격차

백악관 복귀해 발코니서 거수경례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를 과소평가하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아침 트위터에서 "독감 시즌이 다가온다. 매년 많은 사람들이 백신에도 불구하고 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독감)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웠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덜 치명적인 코로나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기도 전에 퇴원하고, 백악관에 도착해 발코니에서 마스크를 벗어 양복 주머니에 넣고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또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통해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자신은 지도자로서 나라를 이끌다 코로나19에 걸렸지만,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기술을 갖추고 있고 그 덕분에 몸이 이전보다 좋아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과소평가는 즉각적인 비판을 받았다.


CNN방송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독감 시즌에 약 17만 8천명이 죽었는데, 코로나19로는 올해에만 21만여 명이 죽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가 매년 일반인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머리 부상의 수치를 지목하며 풋볼 경기 때 헬멧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도 "대유행이 실제 위협이 아닌 것처럼 행동해 미국인을 '가스라이팅(gaslighting‧다른 사람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지배력을 높이는 행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노린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를 극복한 '강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아직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지 못한 탓에 당분간 적극적인 선거운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큰 격차를 보이는 지지율 때문에 초조함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한편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와 1~4일 미국 전역 성인 1205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7%지만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1%로 16%포인트 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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