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상온노출 백신 안전성 문제 없다…일부 수거 12일쯤 접종 재개"

"공급된 백신 상온 품질 유지 여부 적합 판정"
"운송과정 적정온도 크게 벗어난 제품 회수"
수거 대상 백신 접종자 554명…이상반응 3명 있지만 현재는 증상 없어
"국민께 불안드려 송구…안전관리 강화하겠다"

(사진=연합뉴스)
보건당국은 상온에 노출된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유통조사와 품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효능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오는 12일쯤 예방접종을 재개하기로 했다.

다만, 일부 백신의 경우 운송 과정에서 적정 온도인 영상 2~8도를 장시간 크게 벗어나거나 온도가 확인되지 않은 품목은 수거하기로 했는데, 554명은 수거 대상 백신을 접종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일 오후 합동브리핑을 통해 지난달 21일 이후 공급이 중단된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정부가 조달해 지난달 10일부터 21일 사이 전국 17개 시도에 1만1808개의 보건소 및 의료기관에 공급된 인플루엔자 백신 539만회 분량이다.

정부 조달 백신은 제조·수입사에서 조달 계약업체인 신성약품과 디엘팜으로 출하된 뒤, 해당 업체 냉장창고에서 11톤 냉장챠량을 통해 물류센터로 옮기거나 1톤 냉장차량을 통해 의료기관으로 배송되는 체계를 갖는다.

모든 과정에서 백신은 적정온도인 영상 2에서 8도를 유지해야 한다.

조사 결과 신성약품과 디엘팜에서 백신이 보관되는 과정에서는 적정온도가 유지됐다.

하지만 조사 기간 동안 냉장차량을 통한 모든 운송횟수는 391회였는데, 잠시라도 적정온도를 벗어나 운송한 횟수는 196회에 달했다.

기준을 벗어난 운송시간은 평균 88분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차량은 운송 중에 0도 미만의 온도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호남지역으로 이동한 일부 11톤 냉장차량이 백신 17만회 분량을 야외 주차장 바닥에 백신을 내려두고 1톤 차량으로 배분한 사실이 확인됐다.

1톤 차량 1건에 실린 백신 2천회 접종 분량은 적정온도를 800분간 벗어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정부는 유통과정에서 품질 변화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계약업체가 공급한 8개 제품(제조7, 수입1개 품목)에 대한 품질평가를 실시했다.

정부는 25도와 37도 조건에서 일정 시간 백신을 보관한 뒤 품질 유지 여부를 평가했는데, 식약처가 종합 검토한 결과 8개 제품 모두 25도에서 24시간 이상 품질이 유지됐다.


37도 조건에서는 8개 제품 중 5개 제품이 72시간 이상, 1개 제품은 48시간 이상 품질이 유지됐다. 나머지 2개 품목은 12시간 조건에서 품질의 변화가 나타나, 25도를 조건으로 추가 평가를 실시했는데, 12시간·24시간이 지난 후에도 품질은 유지됐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이번 유통 과정에서 37도 이상의 조건에서 운송된 백신은 없었으며, 유통된 제품들은 모든 시험항목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

또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5개 지역(광주, 전북 전주, 충남 계룡, 서울 양천, 서울 구로)에서 2개 품목 750회 분량을 수거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품질에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

운송과정에서 품질 변화가 우려된 9개 지역(경북 영주, 서울 도봉, 경북 봉화, 서울 강남, 경북 구미, 전북 군산, 광주, 경북 경산, 서울 관악)에서 3개 품목 1350회분량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도 적합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친 뒤 배송 운송과정에서 노출된 정도와 시간을 고려할 때, 백신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지었다.

다만, 백신 효력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일부 백신에 대해서 수거 조치를 하기로 했다.

먼저, 전문가들은 백신이 동결될 경우 효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어, 정부는 운송차량 온도기록지상 0도 미만에 노출된 것이 확인된 27만회 분량을 수거하기로 했다.

또 야외에서 상하차 작업이 이뤄진 17만회 분량과 적정온도를 유지하지 못한 시간이 800분에 달하는 2천회 분량, 온도가 확인되지 않은 3만회 분량 등은 조속히 수거해 접종되지 않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문제는 수거 대상 물량 중 일부가 시민들에게 접종됐다는 점이다.

현재 7개지역 554명이 수거 대상 백신을 접종받았으며, 이 중 이상반응을 보인 사례는 3건이다. 다행히 이들은 현재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수거 대상 물량 접종자는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향후 조치에 대해서는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통해 검토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인플루엔자 백신의 유통 과정과 접종기관 관리 문제로 국민들에게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사업이 더욱 안전하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개선하며, 접종기관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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