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투수 게릿 콜이 최지만 앞에서 자존심을 내려놨다.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게릿 콜은 6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팀이 4대3으로 앞선 5회말 2사 1,3루 상황에 최지만이 등장하자 고의볼넷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승부를 했다. 게릿 콜은 2개의 공을 신중하게 던졌다. 초구로 선택한 주무기 너클커브는 몸쪽 낮게 들어갔다. 이어 던진 97마일짜리 하이패스트볼은 너무 높았다.
그리고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양키스는 2볼 상황에서 최지만을 고의볼넷으로 내보냈다.
투수코치는 게릿 콜에게 최지만과의 승부를 피하라고 지시했다. 승부를 원했을 에이스의 자존심을 위해 벤치에서 사인을 내는 대신 투수코치가 직접 이야기한 것으로 보였다.
최지만은 1루로 걸어나가면서 미소를 지어보였다.
양키스가 이같은 선택을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최지만은 탬파베이가 1대2로 뒤진 4회말 무사 1루에서 게릿 콜을 상대로 역전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너클커브 2개를 흘려보낸 최지만은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시속 95마일짜리 빠른 공이 들어오자 주저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잘 맞은 타구는 발사속도 시속 175km를 기록하며 가운데 담장 밖으로 날아갔다.
최지만은 올해 패스트볼을 때렸을 때 장타율 0.343을 기록했다. 시즌 장타율 0.410에 비해 떨어지는 수치다.
하지만 최지만은 게릿 콜을 만나면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된다.
최지만은 정규리그에서 게릿 콜을 상대로 통산 12타수 8안타를 기록했다. 8안타 가운데 홈런이 3개였고 8타점을 쓸어담았다.
최지만은 올해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에서 총 4개의 홈런을 때렸다. 그 중 3개가 게릿 콜을 만났을 때 나왔다.
게릿 콜은 올해 양키스로 이적하면서 9년 총액 3억2400만 달러(약 3840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어 메이저리그 투수 역사상 최고 몸값을 기록한 투수다.
하지만 올해 연봉 85만 달러(약 9억8778만원)를 받는 최지만은 게릿 콜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양키스의 에이스에 맞춰 최지만을 4번타자로 기용한 탬파베이의 판단은 어김없이 대성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