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당 개혁에 착수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새 당사 현판식에서 재집권 의지를 다졌다.
김 위원장은 5일 오전 여의도 남중빌딩 앞에서 열린 현판식에 참석해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만들고 당명과 당색, 로고에 이어 드디어 당사까지 새롭게 준비했다"며 "국민 신뢰를 다시 회복해 보궐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해) 다시 정권을 찾아온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당이 과거를 다 잊고 새로운 각오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된다"며 "16년 전 잃은 당사를 새롭게 만들었다는 취지 하에 뼈를 깎는 변화를 가져오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4‧15 총선 참패 직후 당 수장으로 부임한 김 위원장은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명 개정에 이어 여의도 소재 새 당사를 매입하며 내년 선거 채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 당사는 국회 본청에서 도보로 약 10분 가량 거리에 있다. 400억원에 달하는 매입 비용은 시도당 당사 및 건물을 담보로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018년 6‧13 지선 참패 후 한 달 만인 7월 11일 여의도 당사(한양빌딩)를 떠났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 이어 주요 선거에서 3연패를 당하면서 재정 압박에 시달린 끝에 선택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다.
당시 한 달 임대료가 1억원에 달하는 여의도 당사에 비해 영등포 새 당사는 약 2000만원으로 5분의 1에 불과했다. 위치도 외곽으로 벗어났지만 사용 면적도 기존의 15%로 줄이는 등 대대적인 재정 절감을 노린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은 2002년 대선에서 '차떼기 사건' 논란 후 2004년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천막당사를 택했다. 약 3개월 간 천막당사 후 강서구 염창동에서 3년을 머문 뒤, 2007년 여의도로 재차 입성해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창출하며 전성기를 누린 바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정당이란 게 실체가 있는 집단이 아니라서 당원들이 머물 공간이 마땅치 않으면 기세가 눌리는 측면이 있다"며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당의 운명이 걸린 만큼 제대로 채비를 하고 승부를 펼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