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한글날 1천명 집회 재차 신고…"금지 명분 없어"

"개천절 '버스 차벽' 세계적 코미디"…정부 조치 원색 비난
오는 9일 교보문고 앞·세종문화회관 인근 각 1천명씩 신고
"집회는 한군데서만…의자 통해 2m 거리두기 철저히 할 것"
5일 기준 한글날 집회 50여건 신고…경찰 "모두 금지통고"

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815 시민비대위 최인식 대표가 한글날 국민대회 집회신고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광복절 당시 도심집회를 주도한 보수성향 단체가 개천절에 이어 다가오는 한글날 1천명 규모의 집회를 다시 시도한다. 이들은 지난 3일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광화문 광장 등을 원천 봉쇄한 정부의 조치를 '폭거'라고 비난하며, 헌법상 보장된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8·15집회 참가자 국민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5일 오후 서울 종로경찰서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일 광화문을 보면서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하고 지켜야 할 가치인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오는 9일 '한글날 국민대회' 개최를 예고했다.


비대위 최인식 사무총장은 "우리는 개천절에 역사상 경험하지 못한 경험을 여러 번 했다. 광화문에 '버스 차벽'을 치고 세계적인 수도, 서울을 완전히 세계의 코미디로 만들어 버린 것이 문재인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가 다수가 밀집한 행사를 통해 스스로 만든 지침을 준수하지 않는 등 '내로남불'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휴기간 관광지에 모여든 인파를 들며 방역상 '이중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최 사무총장은 "추석 연휴 제주도·동해안 휴가지 예약 만실(滿室)이 엄연한 현실"이라며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체온 측정 등의 '최소 침해' 방법으로 야외 집회를 보장하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음에도 전면적으로 (집회를) 무기한 금지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는 심각한 기본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비대위 측은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앞 도로, 세종문화회관 북측 거리 등 2곳에 대해 각각 1천명씩 한글날 집회를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는 집회 신청이 금지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설령 두 집회가 모두 받아들여지더라도 당일 한 곳에서만 '1천명 규모'로 집회를 열겠다는 것이 비대위의 방침이다.

또한 해당 집회는 '연좌 시국 강연'의 형식으로 진행되며 △양옆·좌우로 모두 2m 거리두기를 기본으로 한 의자 1천개 배치 △손소독제 구비 △발열 점검 및 참가자 명부 작성 △의사 등 의료진 배치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사무총장은 "이 집회를 감염병적(관점)으로나 법적으로 막을 명분이 없기 때문에 경찰도 아마 굉장히 힘이 들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는 국민만 국민이 아니라, 광화문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국민들도 국민이다. 우려를 표명하고 걱정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비대위 측은 해당 집회 신고가 금지 통고될 시, 또다시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개천절에 이어 한글날에도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금지'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글날 집회신고와 관련해 경찰에서는 방역당국의 집회 제한 기준에 따라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집회를 금지·제한할 방침"이라며 "다만, 방역당국의 제한조치가 해제될 경우 집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오는 9일 '10인 이상' 규모로 신고된 집회 건수는 56건(13단체), 주말인 10일 접수된 같은 규모 집회는 54건(12단체)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수단체 자유연대는 교보빌딩 앞, 경복궁역 7번 출구 앞 등에 각각 2천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했고, 천만인 무죄석방운동본부 역시 세종로소공원 앞, 효자치안센터, 을지로역 입구 등에 도합 4천명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고 알렸다.

해당 집회들은 모두 경찰에 의해 금지통고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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